[사람사는 이야기] 남양주 자립준비청년 멘토단 '동행지기' 김대중 초대회장
교수·부동산 등 전문가 63명 참여
시민·기업후원 기반 네트워크 형성
"누구나 사회적 가족 되어줄수 있어"
"우리는 모두 자립 준비 청년들의 엄마와 아빠, 삼촌·이모가 되어 줄 수 있는 사회적 가족입니다."
지난 4월 발대식을 가진 후 남양주 관내 자립준비청년 및 예비 자립준비청년들과 멘토링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남양주 자립준비청년 멘토단 '동행지기' 김대중(51) 초대회장이 전하는 희망메시지다.
자립준비청년은 만 18세가 되면 아동양육시설(보육원)과 그룹홈, 가정위탁 등 시설에서 나와 사회에 정착해야 하는 청년들을 말한다.
동행지기는 지난해 한 청년이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사건을 계기로, 이들과 동행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작년 10월 진접읍 주민 김남운씨가 자립준비청년들의 애환을 듣고 3천만원을 기부했고, 이에 감동을 받은 주광덕 남양주시장의 지시로 설문조사를 시행, 금전적 지원보다 정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토대로 멘토단을 모아 동행지기를 설립했다.
동행지기에는 사회복지·심리정서 전문가, 부동산 전문가, 대학교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63명의 멘토가 참여해 멘티로 동참한 86명의 청년을 보살피고 있다. 남양주 시민과 기업들의 후원을 바탕으로 상호 신뢰감을 쌓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으며, 정기 간담회, 매주 도시락 제공 등을 통해 청년들의 안정된 사회생활을 돕고 있다.
자립준비청년들은 학대를 당해 부모로부터 분리당하거나, 부모의 이혼 혹은 사망으로 보육원에 맡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부모의 알코올 중독으로 그룹홈에 들어가거나, 가정 위탁으로 한 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오히려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경우 등 다양한 사연을 갖고 있다.
김 회장은 "초반에는 경계심이 많고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아 멘토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면서 "자주 만나 식사도 하고, 대화를 많이 하다 보면 결국 고민도 털어놓고 의지하는 신뢰관계를 쌓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기관에서 지원금이 나오지만 부족한 경제개념으로 사기를 당하거나 탕진하는 경우도 있다. 올바른 생각과 개념으로 사회에 정착하도록 멘토들이 도울 것"이라며 "자립은 단시간에 해결되지 않는 장기 플랜이다. 내년부터는 운동회와 1박2일 캠프, 동아리 활동, 자격증 취득 등 자립을 도울 다양한 행사들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중 회장은 "주변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친구들이 많지만 많은 시민분이 자립준비 청년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 모두 사회적 가족으로서 관심을 기울여 준다면 더 밝은 사회, 발전된 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