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시즌 kt wiz 이끌 '영건들'·(1)] 목표 달성한 당찬 루키 


신인 드래프트 마지막 순번 지명
올시즌 '상위 지명자' 넘는 성적
"중간이 더맞아… 마무리 매력"


강건1
지난 10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강건이 공을 던지고 있다. 2023.10.10 /kt wiz 제공

프로야구 수원 kt wiz에 2023년은 저력을 확인시킨 한 해였다면, 2024년은 또 한번의 역사를 쓸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KT의 영광의 순간을 만들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들을 조명해 이들의 각오를 들어본다. → 편집자 주

1등이 있으면 꼴찌가 있고, 주연이 있으면 조연도 있는 법. 프로야구 수원 kt wiz 우완 투수 강건(19)은 올해 꼴찌로 시작해 감초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모두가 MVP를 욕심낼 때 그는 딱 두 가지만 머릿속에 떠올렸다. '1군에 올라 공 던져보기', '다치지 않고 야구하기'. 단순할 수 있지만 그의 탄탄한 토대를 만들었다.

"1군에 처음 올라갔을 때 일단 다리부터 떨리고, 포수도 잘 안 보이고, 심장 박동도 엄청 빨라졌습니다. 겉으로는 티 안 내려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무진장 애썼죠. 한번 승부를 해보려고 자신 있게 던졌는데, 마침 중견수가 잡아줘서 운 좋게 마무리가 됐습니다." 올해 세운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뤘다는 강건은 웃어 보였다.

사실 강건은 지난해 열렸던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1라운드 110순위로 지명되며 겨우 KT 유니폼을 입었다.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선수 중 가장 마지막 순번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치러진 경기에서 상위 지명자들을 능가하는 성적을 기록하며 '프로 지명 마지막 선수도 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규시즌 막바지인 지난 10월 4경기에 등판, 1세이브와 1.3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6과3분의2이닝 동안 1실점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 건 아니지만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드래프트에서 마지막에 뽑혔지만 오히려 최대한 열심히 하면서 좋은 기회를 엿보자는 생각으로 훈련에 임했다"며 "나만의 장점은 커브를 던지는 것, 그리고 마운드에서 쫄지 않고 과감하게 승부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더 강화하기 위해 신경 쓰면서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직구 컨트롤이 일관적이지 못한 점은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올해 마무리 훈련에서 강건은 최대한 피칭을 많이 해보며 감을 잡으려 애썼다고 한다. 그는 "피칭 개수를 90개 이상 던졌다. 슬라이더와 스플리터에 집중해 잘 안 되는 변화구를 계속 연구했다"고 말했다.

단단한 멘털과 끈질긴 노력 덕분에 꼴찌 지명자는 어느새 콜업되며 당당히 1군에서 공을 잡게 됐다. 한번쯤 선발투수 욕심을 내볼 법하나 "선발을 하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중간이 나에게 더 알맞은 것 같다. 경기를 안정적으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막중한데, 이 점이 더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1군에 오르고 뛰었던 시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일까. 강건은 지난 10월 10일 치러진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두산 베어스와의 접전을 꼽았다. 그는 "3회쯤에 마운드에 올랐는데, 그때 점수가 1-1이었다. 최대한 열심히 던졌는데 3회에서는 무실점을 하고 4회에서 1점을 줘버렸다. 그래도 형들이 점수를 더 내줘서 9회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고 회상했다.

투수 포지션에 남다른 애정과 자신만의 원칙을 갖고 있지만 처음부터 투수였던 건 아니다. 강건은 수원 매향중과 장안고 야구부를 거쳤고, 고등학교 1학년 때 내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그는 "내야수에 재능이 없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당시 지도 감독님이 투수를 권유했다. 결과적으로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떠올렸다.

올해 초 야심차게 세웠던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룬 강건. 2024년 달성할 새로운 과제에 대해 그는 소박한 바람을 담아 이야기했다.

"내년 시즌에는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계속 1군을 유지하고 싶어요. 다치지 않고 야구하는 건 변함없는 목표입니다. 비시즌에 몸을 잘 만들어놓고 내년을 대비해야죠. 지치지 않고 오랫동안 즐겁게 공을 던지려고 합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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