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팔도명물] 찬바람 불면 찾아오는 '진해만 피조개'


헤모글로빈 함유 '핏빛 속살'… 지방 적고 빈혈 예방 임산부에 좋아
깨끗한 펄·적당한 조류 '양식 최적지'… 1960년대 정부 지원 첫시작

품질 뛰어나 초밥 수요 많은 일본서 인기… '진카이' 명명 특별 대우
회·무침·불고기 등 다양한 가공품 개발… 작년부터 해군 식재료 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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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피조개는 우리나라 서남해안에 주로 분포하지만 진해만산이 품질이 가장 우수해 진해 특산물로 꼽힌다. 피조개는 크기가 12㎝ 정도로 꼬막조개류 가운데 가장 크며 수심 5 ∼50m의 고운 모래펄에 서식한다. 12월 찬바람이 불면 피조개 수확이 본격 시작된다.

피조개는 혈색소가 다른 패류와 달리 헤모시아닌이 아닌 헤모글로빈이다. 이로 인해 살이 붉게 보이기 때문에 피조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피조개는 다른 조개에 비해 단백질이 많고 지방이 적은 데다 빈혈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인 철분과 헤모글로빈이 다량 함유돼 있어 임산부의 영양 섭취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다 두뇌개발에 우수한 시스테인과 타로신이 함유돼 있어 수험생의 영양보충에도 좋다. 특히 타우린이 많아 시력회복 및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오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식욕증진과 소화기능을 돕고 갈증을 멈추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피조개는 봄에 파종해 2년째 되는 해 12월부터 채취를 시작해 이듬해 5월까지 수확한다. 서식지인 바다환경이 좋을 때인 1970∼80년대는 매년 수확하기도 했다. 오늘날 진해수협의 위판량은 호황기의 10분의 1수준인 연 1천여톤으로 금액은 100억원 정도다.

피조개 속살은 벌건 피가 흐르고 살도 붉어보여 보기만 해도 자양강장제란 생각이 드는데 그 때문인지 애주가나 식도락가들이 정력식품으로 자주 찾았다. 예전 서민들은 피조개를 겨울철에 주로 날도 먹었지만 지금은 가공품이 많아 사시사철 신선한 피조개를 만날 수 있다.

■ 피조개 생산


=오늘날 피조개는 95% 이상 양식이고 양식피조개 중 진해만산을 최고로 친다. 자연산 채취 작업을 하는데 들어가는 돈만큼 수익이 나지 않고 대량생산을 위해 양식으로 바뀌었다. 국내 수산물 양식의 본격화는 1960년 후반이었으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피조개 양식이었다. 1968년 정부의 지원과 함께 일본수출의 물꼬를 튼 것도 이때였다.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진해만은 피조개 양식하기에 최적지였다. 파도가 세지 않고 조류의 흐름도 적당했다. 무엇보다 피조개가 서식하기 좋은 무르고 깨끗한 펄을 진해만은 가지고 있었다. 이후 1970년대 중반들어 진해만은 거의 피조개 양식장으로 변했다.

당시 정부가 피조개 수출이 달러를 벌어들이는 박스로 판단, 집중 육성을 위한 융자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980년대 중반에는 생산량이 정점에 달해 한해 생산량이 5만 여 톤에 이르고 수출액만도 1천600억원에 이르렀다. 일본사람들이 먹는 초밥용으로 수요가 많았고 그 질이 우수해 일본 사람들은 진해만 피조개를 아카가이(일반 피조개)라 부르지 않고 '진카이' 라 부르며 특별히 대했다고 한다.

이후 1990년대 들어 수온상승 등 서식환경이 나빠지면서 대량 폐사와 종패부족이 이어졌다. 종패 생존율이 40∼50%에 이르던 것이 1∼2% 대로 떨어지면서 연간 생산량은 2만 톤 아래로 떨어졌다. 200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연간 많게는 2천톤, 적게는 1천톤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일본 수출도 거의 끊기고 생산량도 줄어 내수용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 피조개 판매

=피조개는 날 것도 팔지만 요즘은 대부분 가공해서 판매하고 있다. 진해수협 수산물 판매장을 통하면 다양한 피조개 가공품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부터 피조개 제품이 해군의 식재료로 납품되고 있고 일부 기업체들도 식재료로 구입의사를 밝히고 있다 한다.

70, 80년대 일본수출로 품귀현상이 빚어질 때는 서민들은 피조개를 먹을 엄두도 못내었다. 이제는 다양한 가공품으로 주문만 하면 집에서도 피조개를 먹을 수 있게 됐다.

진해수산업협동조합 김용선 대리는 "청정만인 진해만에서 생산되는 피조개는 대부분 가공해서 소비자들에게 팔고 있지만 그 인기는 여전하다"며 "피조개를 드시고 싶은 분은 진해 수협(055-545-7201)으로 주문하시면 연중 신선한 피조개를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 피조개불고기

=피조개 20개, 양파, 피망, 표고버섯, 참기름, 양념물, 키위

(1)양념물에 참기름과 키위를 넣어 30분 숙성시킨다. (2)숙성된 양념물이 끓을 때 피조개를 넣어 살짝 익힌 뒤 곧바로 끄집어 낸다. (3)양파 등 채소를 넣어 양념물에 익힌다. (4)익힌 피조개를 다시 넣어 살짝 끓인다(너무 오래 익히면 질기다).

■ 피조개 무침

=피조개 10개, 오이, 고추, 양파, 양념 등

(1)오이, 당근, 양파, 고추를 썰어넣는다. (2)간장, 다진 마늘, 식초, 깨소금 등으로 양념을 만든다. (3)잘버무려 무친다.

■ 피조개 회

=피조개 10개, 초고추장, 상추, 깻잎

(1)피조개는 포장지를 찢지 않은 상태에서 해동한다. (2)해동된 피조개를 접시에 담아 상추, 깻잎과 함께 먹는다.

/경남신문=김석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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