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WIDE] 영종도에 2번째 '복합 카지노 리조트' 


제주 2018년 1조9천억 생산유발
송도·강화 교통 편의 개선 필요
관광진흥기금 배정액 늘려 '개발'
亞 투자에도 '골든테라' 무산위기


영종도 카지노 복합리조트 기획 인스파이어 카지노 복합리조트
영종도 인스파이어 카지노 복합리조트 2023.12.2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시는 2015년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국제도시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호텔, 쇼핑몰, 컨벤션, 테마파크 등을 결합한 복합 리조트를 세워 외국인 관광객을 대거 유치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8년여가 지나 '파라다이스시티'와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이하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잇따라 문을 열면서 영종도를 카지노 복합리조트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인천시 계획이 본격화했다. → 일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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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카지노 복합 리조트의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들 시설을 앵커로 한 종합발전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 관광자원 연계해야 지역경제 활성화

카지노는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큰 산업으로 꼽힌다. 배재대학교 연구진이 2018년 제주지역 카지노 관광객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생산유발액이 1조9천347억원이고, 부가가치유발액은 9천168억원에 달한다. 중소형 카지노가 많은 제주도 특성을 고려하면, 카지노 복합 리조트가 있는 지역의 파급 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파라다이스시티와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카지노, 숙박시설, 쇼핑몰 등이 하나로 합쳐진 복합 리조트다. 지역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카지노만 있는 경우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카지노 복합 리조트가 앵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주변 관광자원이 뒷받침돼야 제주처럼 파급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복합 리조트 이용객이 영종도 해양레저시설, 복합쇼핑몰이 있는 송도국제도시, 강화도 템플스테이 등 인천에 있는 관광자원까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순환버스 운행 등 교통 편의성을 개선해야 한다.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카오는 1년 내내 전통문화·종교·스포츠·음악·음식 등 다양한 분야의 축제를 열어 카지노 이용객뿐 아니라 가족 단위 방문객도 오래 머무는 관광지가 됐다. F1 등 스포츠 경기뿐 아니라 1년 내내 음악·예술 축제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도 마찬가지다.

경인여자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박용희 교수는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는 어느 시기에 방문하더라도 다양한 축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관광객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관광자원이 없어도 많은 사람이 방문한다"며 "인천도 카지노 복합 리조트와 연계한 축제를 만들어 내외국인이 1년 내내 방문할 수 있는 관광지로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종도 카지노 복합리조트 기획 파라다이스 시티 카지노 복합리조트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 카지노 복합리조트 2023.12.2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정부에 납부하는 관광진흥개발기금, 지자체로 환원돼야

인천시는 카지노 업체들이 정부에 납부하는 관광진흥개발기금(전체 매출액 10%) 일부를 인천시가 돌려받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지역 공항·카지노를 통해 발생한 관광진흥개발기금은 3천억원 수준에 달하지만, 인천에 배정된 금액은 10억여원에 불과하다. 인천시는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하면 관광진흥개발기금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천시는 관광진흥개발기금 배정액을 복합 리조트 주변 개발에 재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 업체들이 관광진흥개발기금에 기여한 비중에 비해 인천시가 받는 금액은 매우 적다"며 "관광진흥개발기금 배정액이 늘어야 지역 상생 방안을 마련하고, 교통시설이나 대중교통 노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에 계속해서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태국·일본 등 점점 치열해지는 아시아 카지노 경쟁

아시아 지역 카지노 복합 리조트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2030년 개장 예정인 오사카 카지노 복합 리조트는 영종국제도시의 가장 큰 경쟁자로 꼽힌다. 2025 오사카 엑스포가 열리는 인공섬 '유메시마'에 조성되는 복합 리조트는 6만5천여㎡ 부지에 카지노, 호텔 3개, 국제회의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가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오사카 카지노 복합 리조트 개장으로 내외국인 카지노 고객 중 연간 770만명이 일본으로 발길을 돌릴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카지노 건립을 처음으로 허용한 태국도 지난해부터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푸껫, 파타야, 치앙마이 등 태국 유명지를 중심으로 카지노 복합 리조트 설립이 검토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2028년까지 90억 싱가포르 달러(약 8조8천400억원)을 투자해 마리나 베이 샌즈와 리조트 월드 센토사를 확장할 계획이며, 마카오에 있는 6대 카지노 기업들은 10년 동안 1천200억 파타카(약 19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아시아 각국에서 카지노산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영종국제도시는 오히려 카지노 복합 리조트 클러스터 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클러스터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됐던 '골든테라시티'(옛 미단시티) 카지노 복합 리조트는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카지노 업계에선 정부가 카지노 복합 리조트를 관광산업의 핵심 중추로 육성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카지노를 사행사업으로 보고 있어 이를 규제하려는 정책이 많다"며 "일본과 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정책을 토대로 우리나라 정부도 관련 부서를 확대하는 등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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