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례
화성시 동탄 푸른중학교에서 학생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며 ‘책례’ 행사를 치르고 있다. 사진은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절을 하는 모습. /동탄푸른중학교 제공

시작보다 더 중요한 건 아름다운 마무리다. 동탄 푸른중학교는 한 학기를 끝맺는 종업식과 학교를 떠나야 하는 졸업식을 ‘책례’로 치르며, 학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26일부터 화성시 동탄 푸른중학교 학생들은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반마다 책례를 치르면서 사제간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해를 마무리 짓는 이번 행사는 오는 4일까지 이어지며 학급 별로 1시간씩 진행한다.

흔히 ‘책거리’라는 일컫던 책례는 옛날 서당에서 공부하던 책 한 권을 다 수학하고서 스승과 제자가 한 해를 돌아보며 덕담을 주고 받거나 음식을 나눠먹는 전통풍속이다. 한 해를 반추하며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는 연례행사이기도 하다.

전통에 따라 동탄푸른중학교 학생들은 저마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책례에 임한다. 책례는 크게 미래 소망을 이야기하며 꽃을 전달하는 ‘부화’, 차를 나눠 마시는 ‘헌다’, 담임 선생님께 감사의 편지를 전하는 ‘낭독’, 서로 맞절을 하는 ‘감사’ 등의 시간으로 구성됐다.

특히 선생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차를 올리는 ‘헌다’와 1년 동안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은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은 사제 간의 따뜻한 온기를 가장 깊이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다도와 손편지를 써보는 시간은 학생들에게 유독 애틋하게 다가온다.

이렇듯 책례는 감사와 존경의 의미를 담아 보다 성숙한 졸업 문화를 만들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예절 교육인 동시에 스승과 학생이 보다 가깝게 상호교류하면서 새로운 교육의 장을 피워내는 것이다.

책례에 참여한 박시우(2학년) 학생은 “같이 공부한 친구들과의 우애를 다지며 감사, 사랑, 예절, 화합의 덕목을 깊이 새길 수 있었다”며 “특히 모두가 한복을 입었던 점이 좋았다. 더욱 진중한 태도로 임하게 됐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이번 책례 진행을 맡은 이정현 한국차문화아카데미 대표(전 화성문화원 예절관장)는 “책례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라며 “평소 입기 힘들었던 한복을 차려입고 차도 마시고, 절을 하면서 서로를 존중하고 우리의 전통 문화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가밀 동탄푸른중학교 교장은 “학부모가 함께 축하해주고,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시간이 되고 있다”며 “책례를 통해 학생들이 존중과 배려,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되새기는 아름다운 추억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