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없이 달린 공보의 달인… "올해부턴 서기관 일 충실"

 

책임감 등 언론계서 알아주는 능력
"이상일 시장 격려 덕분에 직무 유지"
불호령 상사 자처해도 동료에 인기

용인시 이영민 행정과장
이영민 용인시 행정과장은 항시 "내일은 없다"고 말한다.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활신조다. 2024.1.4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이영민 용인시 행정과장(4급 서기관)은 '공보의 달인'이다.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3년 6개월 간 쉼 없이 공보관 자리를 지켰다. 앞서 2018년 공보관 이력까지 더하면 무려 4년 3개월 간 공보관 업무를 수행했다.

당시 건강 상의 이유로 9개월 만에 휴직에 들어갔지만, 복직 이후에도 공보관은 언제나 그의 몫이었다. 최근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해 올해부턴 공보관에서 물러나 행정과장 직을 맡았으나, 여전히 공보관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돼 있다.

용인은 물론 인근 지역 언론계에서도 '이영민을 모르면 간첩'으로 통한다. 공보관이라는 특성상 기자들을 많이 접할 수밖에 없지만, 그를 겪어본 기자들은 하나같이 그의 능력을 인정한다. 까탈스러운 기자들마저도 결국엔 엄지를 치켜세우고 만다. 업무 능력과 정무 감각, 사회성, 적극성, 책임감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과장은 "오랜 기간 공보관을 수행하면서 언론인을 포함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을 수 있어서 좋았고 그 덕분에 즐겁게 일했던 것 같다"며 "사실 공보관의 주된 업무가 소통인데, 이런 경험 속에서 내 자신도 돌아보게 되고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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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용인시장(왼쪽)은 정권이 바뀌는 와중에도 공보관을 교체 없이 그대로 유지하며 이영민 전 공보관에게 신뢰를 보냈다. /용인시 제공

그런 그에게도 부침은 있었다. 2년 전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이 교체됐지만, 이 과장은 공보관 직을 계속 유지한 게 발단이 됐다. 시장이 바뀌면 공보관도 바뀐다는 통념이 적용되지 않은 것을 두고 일각에선 '전 정권 사람'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그를 공격했고, 공보관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힐난까지 이어졌다. 속 앓이가 심했던 이 과장은 결국 공보관을 그만두겠다는 마음까지 먹었다.

하지만 그를 일으킨 건 이상일 용인시장이었다. 이 시장은 "일 잘하면 됐지, 이전 시장 때 공보관 했던 게 무슨 상관이냐"며 그에게 힘을 실어줬고, 결과적으로 이 과장은 민선 8기 출범 이후 1년 6개월 간 공보관 역할을 더 충실히 해냈다. 이 과장은 "개인적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상일 시장님의 격려 덕분에 버티고 이겨낼 수 있었다"며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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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급 서기관 승진 소식에 공보관실 동료들이 제작한 현수막. 2024.1.4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이 과장의 별명은 '불꽃 남자'다. 매사에 열정이 넘치는 그의 캐릭터를 접한 동료들이 지어 준 별명이다. 이 과장은 일에 있어서만큼은 대충 하는 법이 없다. 이 때문에 아래 직원들에게 때론 불호령을 내리기도 하고 무서운 상사 역할도 자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료들 사이에서 이 과장은 늘 인기 만점이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그의 진심을 동료들도 이해하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오늘 하루를 충실히 살고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임해왔다. 앞으로도 나에게 주어진 일은 책임감 있게 해낼 것"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