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예정지 가장자리로 이전 계획
연내 철거에도 설계 아직 '공백문제'
조합 "분산배치" 교육지원청 "불가"
정비사업과 '엇박자' 지연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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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수원 영통2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예정지 내 위치한 동수원초등학교. 학교 오른쪽 펜스를 넘어 재건축 공사로 철거를 앞두고 있는 옛 아파트 건물이 보인다. 2024.1.8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수원 영통2구역(구 매탄주공 4·5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이 인근 매탄1동 행정복지센터 진입로 문제로 몸살(2023년 4월19일자 7면 보도=매탄1동 행정센터, 도심 한복판서 '외딴섬' 신세)을 앓는데 이어 이번엔 개발구역 한 가운데 위치한 초등학교 이전 문제와 맞닥뜨렸다.

개발예정지 내 초등학교 이전 완료와 주택재건축 공사 시기가 서로 들어맞지 않으면 사업 기간이 또다시 늘어날 상황에 놓였다.

8일 영통2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과 수원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영통구 매탄동 897 일원에 4천2가구(지상 최대 35층, 총 31개동) 규모로 추진 중인 영통2구역 재건축 개발예정지 내 동수원초등학교(1996년 개교)는 기존에 위치한 개발예정지 한복판에서 가장자리의 한 부지로 신축 이전될 계획이다.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는 조합이 이전 부지에 새 학교를 지어 교육지원청에 기부채납하는 대신 기존 학교 자리에 주택을 신축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기존 학교를 철거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와도 새 학교가 완공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합과 교육지원청 사이 이견이 발생하고 있다.

아직 설계도 마치지 못한 새 학교는 적어도 1년 6개월 뒤에야 완공될 텐데, 개발예정지 내 기존 아파트 철거는 올해까지 완료될 예정이어서다. 학교는 철거됐는데 학생들이 다닐 학교가 없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조합 측은 중간 공백 기간 동안 학생들을 인근 학교로 분산 배치해달라는 입장이지만 교육지원청 측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그동안 분산 배치 등의 언급 없이, 기존 학교를 계속 다니다가 그대로 새 학교로 옮기는 방안만 논의됐는데 갑자기 다른 의견이 나왔다"며 "학부모와 교직원 모두 다른 학교 배치에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조합 관계자는 "개발예정지 내 조경 철거를 하는데도 다수 민원에 의해 사업 기간이 지연됐었다"며 "현재 상태로 공사를 이어가면 새 학교 준공과 본공사 시기가 엇갈려 분산 배치가 불가피할 수 있는 상황이라 이와 관련한 검토 요청을 교육지원청에 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통2구역 재건축 개발사업은 현재 기존 아파트 내 석면 제거 등을 진행 중이며 빠르면 오는 3월 기존 아파트 건물 철거에 나설 예정이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