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후 경기도 사망자 증가세
성남·수원 등 4곳 화장로 48기뿐
장례식장 충분해도 '대기 악순환'
道, 양주 신설-화성 증설 추진중
지난 6일 어머니의 죽음을 마주한 A씨는 최대한 고인을 편안하게 모시고자 거주지였던 수원지역 내 장례식장을 찾았지만, 결국 다음 날인 7일에야 빈소를 차렸다. 당시 수원시 내 장례식장에 남는 빈소가 단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고인이 이미 숨을 거둔 상태임에도 A씨는 선택의 여지 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수원시나 용인시 등 도내 인구가 밀집된 지자체의 빈소대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화장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경기도에 따르면 2022년 12월 말 기준 도내 장례식장은 총 183개소, 빈소는 905개소다. 현재 운영 중인 화장장의 경우 성남·수원·화성·용인시 등 4개소이며 화장로는 48기다.
이처럼 부족한 화장장 수 대비 도내 사망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장례식장 곳곳에 대기자가 쌓여가는 실정이다.
실제 도내 사망자수는 2020년 6만2천794명, 2021년 6만7천399명, 2022년 7만9천10명으로 상승세다.
전문가와 현장 관계자들도 장례식장 대기가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화장장 부족을 공통적 원인으로 꼽는다.
이와 관련 도내 장례식장과 빈소는 충분하지만 화장을 하려는 유가족이 몰리며 대기자가 증가하고, 이는 빈소를 비워주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져 장례식장이 부족한 것처럼 보이는 현상으로도 나타난다.
사망자 수와 함께 화장 수요도 늘어났지만 화장시설이 부족한 문제가 빈소 대기 현상을 만들기도 하는 셈이다.
이에 최민호 한국장례협회 사무총장은 "인구가 많은 대도시에서도 3일장을 치를 장례식장 여건은 충분하나 화장장 대기가 빠지지 못해 빈소가 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선 화장장을 신설하거나 화장로를 증설해야 하는데 주민 반대 등 넘어야할 산이 많은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과 성남의 각각 장례식장 관계자들도 "부족한 화장장 문제를 풀어야만, 장례식장은 충분한데 화장이 밀리며 장례식장 대기가 증가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장례식장 대기 문제와 화장장이 부족한 상황에 대해 경기도는 화장장 신설과 증설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장례시설 기능 보강에도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2022년 2~3월 도내 사망자수 급증과 장례식장 빈소 및 안치실 부족 문제가 발생해 보건복지부와 경기도, 시·군이 예산을 모아 안치 관련 기능을 보강했다"며 "용인지역 화장장은 1기 증설이 거의 끝났고, 화성 화장장도 증설 계획이 있다. 화장장이 없는 경기 북부는 양주에 신설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빈소가 없다" 실상은 화장장 부족 '곡소리'
입력 2024-01-09 19:10
수정 2024-01-1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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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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