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미디어센터 ‘씨네브런치’ 신설
리마스터링 거친 고전 영화 볼 기회
이번 달엔 ‘졸업(1967)’ 스크린 올라
프랑스어로 ‘존경’을 뜻하는 오마주는 기실 ‘그들만의 세상’을 표방한다. 감독이 존경의 표시로 다른 영화에 등장한 장면을 패러디하는 것인데, 이를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에게만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명작 반열에 든 고전 영화는 주요 오마주 대상이지만 상영 여건 등으로 실제 볼 기회는 적다. 책과 달리 고전 영화가 유독 대중에게 친숙하지 않은 이유다.
오마주 되는 대표적인 고전 영화를 멀티플렉스 극장과 동일한 상영 환경에서 무료로 감상할 기회가 매달 찾아온다. 수원시미디어센터에서는 고화질로 복원(리마스터링)한 고전 영화를 상영하는 ‘씨네브런치’ 프로그램을 이번 달부터 운영한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인 문화의 날 오전께 고전 영화를 4K 영사기 등을 갖춘 상영 환경에서 스크린에 올린다.
오는 31일에 선보이는 첫 상영작은 마이클 니콜스 감독의 ‘졸업(1967)’이다. ‘졸업’은 대학을 갓 졸업하고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고민에 빠진 ‘벤자민’이 연상의 기혼 여성 ‘로빈슨’에 매료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로빈슨의 딸 ‘일레인’을 벤자민이 사랑하게 되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개봉 당시 파격적인 줄거리와 탄탄한 연출방식으로 재미와 작품성 모두를 인정받았다.
특히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남자 주인공이 결혼식장에서 벗어나 버스에 올라타는 씬은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오마주 된 장면이다. 영화 포스터로 사용된 로빈슨의 다리를 응시하는 벤자민을 촬영한 장면 역시 매력적인 구도로 유명하다. 이외에도 더스틴 호프먼의 무명시절 연기와 사이먼 앤 가펑클의 OST 등을 보고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졸업’을 시작으로 씨네브런치에서는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고전 작품까지 다양한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수원시미디어센터 관계자는 “영화 제목이 1월과 잘 어울리는 데다, 각종 영화에서 오마주 된 작품이라 ‘졸업’을 씨네브런치 첫 상영작으로 골랐다”며 “다음 달에는 90년대 이전 한국 고전 영화 중 리마스터링을 거친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