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제일초 학부모회·지역주민 반발 확산


시행자 '59억 기부채납' 입장 바꿔

"2천 가구 아이들 수용교실 부족
새로운 곳에 따로 부지 확보해야"
도교육감·시장 등에 강력히 요청


'성남 도환중1재개발' 조합 측이 조건부인가를 받은 학교에 대해 말을 바꿔 문제(1월11일자 10면 보도='도환중1' 조합 학교문제 조건부인가 후 말바꿔 '반발')가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학부모를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이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성남제일초등학교에 '도환중1구역' 입주 예정 아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교실 증축 부지가 부족한 만큼 '새로운 곳에 따로 확보해야 한다'는 것으로 반발과 논란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14일 성남제일초등학교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운영위원회·학부모회·인근 아파트단지 대표자들이 '도환중1구역' 학교 문제와 관련한 합동 회의를 가졌다.

앞서 '도환중1구역' 사업시행자인 민간 조합 측은 교육환경평가를 받을 당시 인근 성남제일초에 입주 예정인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증축 비용 59억원을 기부채납하겠다는 내용의 협약을 통해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착공 시점이 되자 '학교용지부담금으로 대신하겠다'고 입장을 바꿨고, 협약 이행 및 협의(사업비 변경에 따른 기부채납액 변경·증축부지)에 대한 성남교육지원청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운영위원회 등은 이에 대해 연대 의사를 밝힌 학부모 모임인 '성남 깨어있는 학부모들'과 함께 국민신문고를 통해 경기도교육청·성남시에 '도환중1구역 재개발 협약 불이행에 대한 입장문'을 전달했다.

이들은 "성남제일초는 이미 인근 약 3천500세대 대단지 아파트 아이들조차 수용할 충분한 공간이 없다. 도환중1구역 약 2천세대 아이들을 추가 수용할 경우 부족한 교실과 과밀이 예상돼 학부모들은 심히 불안해하고 있다"며 "모든 아이들의 안전과 학습권 보장을 위해 도환중1구역 학교 부지는 새로운 곳에 따로 확보해야 한다. 전면 재검토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경기도교육청 임태희 교육감님께 강력히 요청한다. 성남제일초 아이들을 위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미룰 수 없다"면서 "도환중1구역은 학군에서 제외한 학생 수를 기반으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진행해 달라"고 했다.

또 "성남시 신상진 시장님께도 강력히 요청한다. 도환중1구역의 학교 문제는 시청, 교육청과 조합이 알아서 해결할 일이었다. 제발, 더 이상 성남제일초의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지 말아달라"며 "아이들이 인근 아파트 재개발로 인한 논란과 피해의 중심에서 이제는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성남제일초 김유미 운영위원장은 "교실수 부족 학교에 2천세대 아이들을 추가 수용한다는 협약은 처음부터 어불성설이었지만 학부모들은 이해하고 양보했다. 그런데 조합이 먼저 약속을 깼다. 시청, 교육청은 책임행정을 해야 한다. 성남제일초를 논쟁에서 제외해 달라"며 "우리는 아이들 안전과 학습권 보장을 위해 절대 간과하지 않겠다. 필요하다면 단체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