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번째 시즌, 현대적인 감각 더해
하이라이트 '지옥송' 회전 무대 묘미
배우들 열연으로 극적 감정 잡아내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몬테크리스토'는 '복수극'의 원조격으로, 탄탄하고 화려하며 소설의 재미와 흥미적 요소에 무게를 실은 작품이다. 올해 여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이러한 소설을 뮤지컬화하며, '복수'로 가는 과정과 그 끝에 이르러 만난 '용서'와 '화해', '사랑'을 그려냈다.
앞서 다섯 시즌과는 다르게 이번 '몬테크리스토'는 시작부터 'ALL NEW MONTE'를 표방했고, 무대에 서는 배우들 역시 '새로운 극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바뀌었다'고 할 만큼 많은 변화를 줬다.
프랑스의 고전으로 불리지만 오래전에 만들어진 이야기에만 머물러 있지 않도록 곳곳에 현대적인 감각을 쌓아 올렸다. 또 인물들 간의 관계 설정과 서사의 구조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고, 새 넘버의 추가와 무대 연출로 극의 완성도를 확실히 높였다.
'몬테크리스토'는 촉망받는 젊은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가 긴 항해를 마치고 프랑스 마르세유로 돌아와 연인 메르세데스와 약혼식을 열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데서 시작한다. 그가 바라던 장밋빛 인생은 그를 시기 질투한 몬데고, 당글라스와 정치적 야심을 지닌 빌포트 검사에 의해 뒤틀리고 만다. 억울한 누명을 쓴 에드몬드는 샤토디라는 외딴 섬의 감옥에 갇히고, 그곳에서 14년을 보낸다.
다행히 그에겐 파리아 신부가 있었다. 감옥에서 우연히 만난 파리아 신부에게서 읽고 쓰고 생각하는 법부터 검술에 이르기까지 많은 가르침을 받으며 함께 탈옥을 꿈꾸지만, 자신이 이곳에 갇히게 된 이유를 알게 된 후 복수심에 불타오른다.
이후 감옥을 탈출하려다 파리아 신부가 부상을 당하게 되고, 그는 에드몬드에게 몬테크리스토 섬의 보물에 대해 알려준 뒤 분노와 복수를 사는 대신 희망을 살라는 말을 전하며 세상을 떠난다.
에드몬드는 가까스로 세상으로 나와 보물을 찾은 뒤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지만, 자신을 감옥에 가두고 모든 것을 앗아간 자들에 대한 복수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들을 파멸시킬 계획을 차례로 실행하며 마침내 그가 맞이한 결말은 진정한 행복이 되지 못했다.
'희망'을 말한 파리아 신부의 당부를 또 한번 가슴에 새긴 몬테크리스토 백작. 극은 에드몬드이자 몬테크리스토인 한 인물을 중심으로 개성 짙은 주변 인물들과 사건을 빠르게 전개하며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스토리에 입체감을 더했다.
특히 이 극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일명 '지옥송'으로 불리는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은 회전 무대의 묘미를 가장 잘 살린 장면이기도 하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자신에게 벌어진 일들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게 된 분노가 '악마에게 영혼을 팔겠다'는 표현으로 강하게 드러나며, 층층이 나눠진 원형 무대를 마치 지옥도처럼 펼쳐낸다.
이 회전 무대는 각 인물의 심리가 투영되기도 하고, 각자가 처한 상황을 비유적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이밖에도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특유의 서정적이면서도 중독성 있는 음악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귓가에 맴돌 만큼 매력적이다.
'몬테크리스토'는 기쁨과 행복, 분노와 복수, 용서와 화해와 같은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감정들이 극적으로 표현될 수밖에 없다. 또 그 감정들의 변화가 짧은 시간 내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극의 서사 안에서 배우들이 보여주는 순간의 디테일로 납득시켜야 한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둔 배우들의 열연은 작품에 깊이 몰입할 수 있는 힘이 된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2월 2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