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건설인 돕는건 상하관계 아닌 동반자로서 교류"
적십자사 등 끊임없이 사회헌신 활동
"학생 들러리" 행사는 생략… 송금만
"시장위기… 전문건설 역량강화 온힘"

박성철(68) 대한전문건설협회 김포시협의회장의 지난 세월은 채워주는 삶이었다. 소년소녀가장과 홀몸노인, 북한이탈주민 등 우리 사회에서 보폭이 더딘 이들의 심장에 소리소문없이 온기를 더해주는 게 그에겐 긍지였다.
김포에는 박 회장의 도움을 받은 사람이 많다. 과거 그는 대한적십자사 대의원, 법무부 청소년범죄예방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등으로 활동하며 끊임없이 지역사회에 헌신했다. 김포시생활체육협의회 상임부회장을 16년간 역임하면서 체육인들의 뒷바라지도 책임졌고, 제도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던 차상위계층에 개인적인 지원도 숱하게 많이 했다.
박 회장은 "2000년대 초반 MBC의 인기프로그램 '일밤'에 비좁고 열악한 주택을 개조해주는 러브하우스라는 코너가 있었는데 거기 참여했던 게 큰 보람이었다"며 "집을 깨끗하게 고쳐주고 필요한 물품을 채워줬을 때 기뻐하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아버지도 자녀도 지적장애를 앓았던 가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돌이켰다.
김포시전문건설협의회 차원으로는 관내 고교생들에 장학금을 지원했는데, 괜히 전달식 등의 행사를 열어 아이들을 들러리 세우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가정으로 조용히 송금토록 했다.
박 회장은 "장학금을 받았던 아이의 부모가 훗날 내가 그 단체의 회장인 걸 알아보고는 '덕분에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며 인사하셨다. 그때 장학금을 계기로 아이가 용기를 얻었다고 말씀해 주시는데 오히려 내가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김포는 박 회장의 고향이다. 지금은 헐려 없어진 북변동 옛 경찰서 인근에 생가가 있었다. 김포시전문건설협의회장은 2002년부터 맡았다. 처음에 100개사가 안 됐던 협의회는 440여 개사로 성장했다. 사업장까지 김포에 있는데도 박 회장은 10년 넘게 김포에서는 일을 안 하고 있다.
박 회장은 "전문건설인은 신기술과 특허 등을 갖추고 현장에서 직접 시공하는 전문가들이다. 어디서든 인정받아야 하는 귀한 인력자산임에도 매번 같은 공정을 놓고 경쟁할 수밖에 없다"며 "나에게 올 기회를 영세한 지역업체에 한 번이라도 더 줘야겠다 싶어서 김포에서 입찰 등에 전혀 참여하지 않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기술 개발과 공유, 교육프로그램 지원 등을 통해 지역 전반의 전문건설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가 있다.
박 회장은 "건설시장이 위기에 처했지만 회원사들의 단합과 응원에 힘입어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며 "어려운 이웃이든 건설인들이든 내가 상하관계로 도움을 준다기보다는, 동료이자 동반자로서 교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푸근하게 미소 지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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