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왼쪽)·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김광일·이혜진 교수 연구팀

고령자 노쇠여부 따른 현황 ‘국내 최초’ 연구

총 505명 고령자 중 440명(87.1%)이 앱 사용

63.2% 배우자 및 동거인, 자녀가 앱 관여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활용 조사에서, 대상자 전부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나 60%가량은 스스로 앱을 설치하거나 삭제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16일 “노인병내과 김광일·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 연구팀이 국내 고령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고령자의 노쇠여부에 따른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사용 현황, 이용 목적, 만족도 등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은 다양한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App)부터 웨어러블 기기까지 이미 우리 삶 속에 깊이 침투해 있다.

고령층에서의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활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사용 현황 파악이 선행돼야 하지만 고령자, 특히 거동이 어려운 노쇠한 고령자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사용하는 패턴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 건강한 노인과 노쇠한 노인의 기술 활용 실태를 비교하는 종합적인 연구도 이뤄진 바 없다.

이에 연구팀은 2022년 국내 65세 이상 79세 미만의 노인 505명을 선발해 태블릿 PC를 이용한 대면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건강기술 활용 현황·목적·활용과 관련된 요인 및 노쇠 정도에 따른 기술 활용 차이를 확인하는 포괄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숙련된 설문조사자가 시행했으며 응답하는 고령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 앱, 신체정보 수집·분석 앱, 운동량 측정 앱 등 다양한 앱의 아이콘 그림이 그려져 있는 보기카드를 활용했다.

노쇠의 정도는 한국형 노쇠설문도구(K-FRAIL)를 이용하여 조사했고, 총 505명의 고령자 중 153명(30.3%)이 노쇠 또는 노쇠 전 단계였고, 352명(69.7%)이 건강했다. 연구팀은 노쇠 정도에 따른 ▲인터넷 사용 ▲앱 사용 ▲건간관련 앱 사용 ▲웨어러블 기기 사용 등에 관한 실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체 응답자 505명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그 중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은 433명(85.7)%이었다.

인터넷의 주된 사용 목적은 정보습득과 소통이며 검색, 뉴스, 메신저 서비스를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쇠 전 단계와 노쇠 단계의 경우 건강한 사람에 비해 소셜미디어 사용이 활발한 특징을 보였다.

앱을 사용하는 비중은 높았으나 스스로 활용하는 데는 미숙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응답자 중 440명(87.1%)이 앱을 사용하고 있으나 스스로 설치하거나 삭제할 수 없다고 319명(63.2%)이 답했다. 이들은 주로 배우자 및 동거인, 자녀가 앱의 설치를 도와주고 앱 사용을 추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관련 앱 사용자는 290명(57.4%)이었으며 주된 사용 목적은 운동량 측정(90.7%)이었다. 그리고 노쇠 전 단계 혹은 노쇠한 경우 건강한 사람에 비해 건강정보를 얻거나(49.3% vs. 29.5%) 약물지도(6.9% vs. 1.4%)를 위해 건강관련 앱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논문 1저자인 이혜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고령자에서 노쇠여부에 따라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이용 현황 및 목적을 포괄적으로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김광일 교수는 “고령자를 위한 디지털 기술개발이 활발하다. 향후 고령자를 위한 기술을 개발할 때 노쇠여부에 따른 사용자의 구체적인 요구를 반영하여 만족도 높은 기술을 개발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한국의학회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