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7년만에 성공가도 달리는 인천대 졸업생 권기성 쉐코 대표
해양방제 로봇 '아크' 선봬… 드론·무인-인류·안보 2개 부문서 수상
크기 기존 3분의 1 불과 자율주행 기능 갖춰 소형 유출 사고 대응 적합
글로벌 진출 원년 각오… 국내 항만 규제 많아 적용 어려운 점 안타까워

인천대학교 4학년 학생들이 해양오염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각오로 아르바이트 월급과 각종 경진대회 상금을 모아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로부터 7년 후 학생들이 만든 회사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4)'에서 2개 부문의 혁신상을 휩쓸었다.
해양방제 로봇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주)쉐코의 이야기다. 권기성(33)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의 새로운 기술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행사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정말 좋았는데, 큰 상까지 받을 수 있어서 매우 영광이었다"며 "글로벌 시장에 쉐코의 이름을 알리게 된 좋은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쉐코가 이번 CES에서 선보인 제품은 해양방제 로봇인 '쉐코 아크'다.
해양경찰청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선 2천600건 이상의 해양오염사고가 발생했으며, 기름이나 유해화학물질, 폐기물 등 오염물질 5천584㎘가 유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해양오염사고가 자주 발생하면서 바다에 살포된 오염물질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해졌다. 하지만 우리나라 해양방제시스템은 아직 대부분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권 대표는 설명한다.
그는 "현재는 해양오염사고가 발생하면 오일펜스 등을 쳐서 오염물질이 확산하는 것을 막고, 사람들이 직접 현장에서 흡착제나 처리제 등을 활용해 정화하고 있다"며 "오염물질을 처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작업과정에서 추락이나 독성 물질 흡입 등 안전사고가 생길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이 고되고 위험한 탓에 젊은 노동자들이 방제 현장에서 일하지 않으려고 해 인력 수급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쉐코 아크는 바다에 기름 등 오염물질이 유출됐을 때, 사람이 아닌 로봇을 활용해 이를 처리하는 제품이다. 육상에서 로봇을 조종해 오염현장으로 접근한 뒤, 물을 빨아들여 자체적으로 오염물질을 수거하는 방식이다.
오염물질을 빠르게 수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작업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안전사고 위험을 크게 낮췄다고 권 대표는 자평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쉐코는 이번 CES에서 '드론·무인 시스템'과 '인류·안보' 등 2개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CES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회사가 성장했지만, 2017년 설립 당시에는 매우 어려웠다고 권 대표는 말한다. 당시 무역학과에 다니던 권 대표는 창업 수업에서 만난 공대생 한상훈 기술이사와 의기투합해 회사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그는 "전공 수업에서 해양 보험에 대해 공부하다가 해양오염사고에 대해 접하게 됐고, 새로운 해양방제기술을 도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문적인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창업을 시작한 탓에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권 대표와 한 기술이사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해양방제와 관련된 토론회가 열리면 무작정 찾아가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명함을 받았고, 이들이 근무하는 곳을 찾아가 사업에 필요한 의견을 들으면서 사업을 준비했다.
권 대표는 "집에서 창업 자금을 도와줄 형편도 아니어서 아르바이트 월급과 각종 경진대회 상금으로 받은 1천만원을 모아 사업을 처음 시작했다"며 "초기에는 수익이 전혀 없다 보니 아르바이트를 계속 병행하면서 사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비용뿐 아니라 제품개발을 하는 것에도 애를 많이 먹었다고 권 대표는 말한다. 우선 시장에 소형 해양방제장비가 없어 쉐코가 참고할 만한 제품이 부족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권 대표는 "유전을 보유한 국가나 대형 정유소에서 쓰는 해양방제장비가 있지만, 크기가 크고 매우 비싼 제품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것과는 차이가 커 새로운 시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사무실이 있던 인천대 창업지원단 옥상에서 물을 받아 놓고 20여개에 달하는 시제품을 만들면서 상용화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쉐코가 개발한 쉐코 아크는 유류나 유해화학물질, 해양 쓰레기 등 다양한 오염물을 정화, 관리, 모니터링하는 해양·수질 정화로봇이다. 국내 해양 오염 사고의 90% 이상은 1㎘ 미만의 소형사고라고 한다.
쉐코 야크는 크기가 기존 제품 대비 3분의 1에 불과하고, 자율주행 기능을 갖추고 있어 소형 오염물 유출 사고 대응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권 대표는 강조한다. 그는 "현재는 해양경찰이나 해양환경공단, 중공업 공장 등에 쉐코 야크를 납품하고 있다"고 했다.
쉐코의 과도기를 극복하는 것에는 인천대학교 창업지원단 멘토들이 큰 힘이 됐다.
권 대표는 "창업 초기에 해결하기 힘든 문제가 있으면 멘토들이 항상 조언을 해줬고,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 정보도 항상 알려줬다"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우리가 딱해 보였는지 밥을 사주는 멘토들이 정말 많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멘토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어 인천대 창업지원단이 주최하는 행사가 있으면 지금도 꼭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권 대표는 올해를 쉐코의 글로벌 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로봇청소기가 스스로 움직여 자동으로 쓰레기를 청소하는 것처럼 쉐코 야크도 인공지능을 활용해 정화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국내 항만에는 규제가 많아 이런 기술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권 대표는 안타까워했다.
그는 "국내 도입이 어려우면 해외 시장에서 먼저 기술력을 인정받은 후 국내 시장의 규제를 해소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해외 시장에 진출해 올해 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권 대표는 이번 CES에 참가하면서 더 큰 꿈을 꾸게 됐다고 한다. 그는 "그동안에는 해양 방제 로봇을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는데, CES에서 신기술을 접하고 모든 항만 운영 분야에 적용하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가 됐다"며 "항만 로봇분야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글/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권기성 대표는?
▲1991년 경북 경주 출생
▲경주 안강중학교 졸업
▲포항중앙고등학교 졸업
▲인천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2017년 쉐코 창업
▲현 (주)쉐코 대표이사
▲현 인천시강소특구 운영위원
▲현 군산시 드론실증도시 개발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