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절차 지원사격, 임차인 피해 최소화 집중할 단계"


주거복지센터장 겸임하며 상담도와
"비대면 대출 쉬운 청년 타깃삼기도
근절위해선 제도 기본구조 바꿔야"


이경선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장
이경선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장은 "피해자 분들이 용기를 내셔서 센터를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2024.1.24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수원·동탄·부천 등 경기도내 지자체에서도 대규모 전세사기가 발생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경기도는 지난해 5월부터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를 정식 개소해 운영중이다.

도 전세피해지원센터는 피해자 조사부터 상담과 지원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는 전국 유일한 곳으로,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절차 상담부터 이주비 지원까지 돕고 있다. 지난해 센터 상담건수는 2천542건, 전화상담까지 포함하면 1만6천464건이다. 이들의 전세피해금액은 총 4천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사기와의 전쟁 속 최전방에서, 이경선 센터장은 전세피해지원센터장과 주거복지센터장을 동시에 역임하며 전세사기로 내몰린 도민들을 만나고 있다.

이경선 센터장이 꼽은 가장 안타까운 피해 사례는 상식적인 수준의 법적 대응조차 망설이면서 피해 복구가 늦어지는 경우였다.

그는 "이사 당일에 임대인이 전세금을 주지 않았는데도 기다리면 주겠다는 임대인의 말만 믿고 아무런 대응 없이 두 달이 넘게 기다리고 계셨던 분이 기억에 남는다. 뒤늦게 같은 세대원들을 통해 문제를 인지했지만, 갓난아이 어머니셔서 센터로 상담받으러 오시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여전히 법적 대응은 못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특히 "대출 정보에 익숙지 않은 청년세대들이 비대면으로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이들을 노리는 업자들이 많아졌다"며 "등기부등본도 한번 직접 떼 본 적이 없는 청년들의 경우 전세사기 피해를 입으면 당연히 당황스럽고 대응하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온라인에 떠도는 정보나 지인을 통한 상담만으로 본인의 상태를 쉽게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전세사기가 근절되기 위해선 정부가 금융구조를 바꾸기 위한 논의까지 해야한다고 짚었다. 그는 "현재 건설경기가 워낙 안좋아 PF 대출 보증한도 확대 및 자기자본 선투입 요건 완화 등 규제를 완화해 준다고 했는데, 본인 자금 없이 임대사업할 수 있는 현재의 전세제도 기본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전세 피해가 없어지기 어렵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센터장은 "전세피해 지원 업무가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심화되고 있다"며 전세사기와의 전쟁이 또 다른 국면을 맞았음을 시사했다. 지난해는 피해자 인정을 돕는 단계였다면, 올해부터는 임차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지원하는 단계라 업무의 난이도가 되레 높아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제정된 전세사기 피해 지원 특별법에 따라 피해자로 인정받은 도민은 총 2천800여 명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늘고 있다.

이에 이 센터장은 "도민에게 전문성 높은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