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간 보수진영 발 못붙인 곳
선관위, 오정구 인구감소 4 → 3 계획
정치권, 선거구 축소엔 회의적 입장
서영석·유정주·정은혜 '한판 승부'
제한묶여 정체된 지역 활력에 온힘
부천시 오정구를 중심으로 한 '부천정 선거구'는 선거구가 신설된 14대 총선(1992년) 이후 단 한 번도 보수진영의 깃대를 허용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적 텃밭이다.
무려 32년간 진보진영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이 곳은 5선의 원혜영 전 의원과 재선의 최선영 전 의원 등 굵직한 정치인들을 배출해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한 원 전 의원의 뒤를 이어 지역구 현역인 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바통을 넘겨받았다. 서 의원은 당시 56.7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6.75%를 얻은 2위 미래통합당 안병도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 그래프 참조
이 같은 부천정 선거구가 오는 4월10일 치러지는 22대 총선에서는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선거구획정안 대로면 부천지역 내 갑·을·병·정 4개 선거구는 이번 총선에서 갑·을·병 3곳으로 축소된다. 19만여 명에 달했던 오정구 인구가 지난해 15만5천여 명으로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의 입장은 확연히 다르다. 중앙정치권의 논의 결과에 촉각은 세우면서도, 이번 총선에서 바로 선거구 감소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오정구는 향후 오정군부대 이전사업과 대장신도시 조성 등 대형개발사업에 따라 지역 내 인구가 크게 증가할 지역으로 꼽힌다. 이미 출마를 공식화 한 예비후보들이 각각의 선거구에서 자신의 깃대를 꽂기 위한 여정에 속도를 높이는 이유다.
현재 부천정 선거구에는 민주당 4명, 국민의힘 2명 등 총 6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표심 결집을 위한 물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후보군은 민주당 소속 전·현직 '초선 3인방'이다. 지역구 현역인 서 의원이 당 비례대표 출신인 유정주 의원과 정은혜 전 의원의 도전을 받고 있다. 이들 모두 부천시 오정구를 중심으로 지역 기반을 닦아온 터라 누구도 방심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들 의원은 절반 가량의 땅이 개발제한구역이나 고도제한구역으로 묶여 개발이 정체된 오정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떠나는 곳이 아닌 찾아오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민의 염원이 반영됐다.
서 의원은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꼭 고도제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대장홍대선을 차질없이 개통해 '오정 지하철시대'를 완성하고, 오정역도 신설해 원도심이 소외되지 않는 균형발전을 실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 의원은 "부천 관내를 이동할 수 있는 교통인프라를 비롯해 작동군부대 부지, 대장신도시 등에 소외된 오정구 지역의 문화시설을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고, 정 전 의원은 "열악한 주거문제, 심각한 주차난, 지역사회 돌봄 및 육아지원, 광역교통망 확대 등 실질적이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