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트리 점등 재개 등 야간개장 ‘빅히트’

도시 정체성 바로잡고 시민 자부심 제고

정월 대보름 맞아 또 다른 프로젝트 준비

김병수 시장 애기봉
김병수 김포시장은 애기봉 철탑 철거로 중단됐던 성탄트리 점등식을 10년 만에 미디어아트 형태로 재개했다. 2024.1.27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의미 없이 조망을 방해하는 이 벽을 유리로 바꾸면 시민들이 훨씬 좋아할 것 같은데…”

토요일인 지난 27일 저녁, 김병수 김포시장은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정상부에 위치한 전망대를 거닐다 혼잣말처럼 이같이 말했다. 야간개장 행사가 열린 이날 애기봉에는 출입정원을 꽉 채운 시민들이 삼삼오오 김 시장 주변을 지나쳤다. 이따금 알아보고 사진 촬영을 부탁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대부분 애기봉의 야경에 빠져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기 한참 전에 애기봉에 도착한 김병수 시장은 출렁다리와 지그재그 생태탐방로를 오르며 중간에 멈추기를 반복했다. 애기봉의 메인 장소라 할 수 있는 전망대 건물에 들어가서는 무언가를 찾는 사람처럼 기둥 뒤편까지 구석구석 살피며 수시로 스마트폰으로 공간을 촬영하고, 사진을 확대해 가면서 메모를 남겼다.

김병수 시장은 애기봉에 야간개장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뿌듯함이 있다.

애기봉은 강 건너 북한 개풍군과의 거리가 1.4㎞에 불과한 민간인출입통제 군사구역이다. 공원으로 탈바꿈하긴 했어도 여전히 이곳에 출입하려면 사전 예약 후 엄격한 신분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김포를 군사적 대치 도시로 각인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김병수 시장은 군 당국과 협의를 거듭한 끝에 지난 10월 28일부터 야간개장을 시작했다. 조강의 해넘이와 문화공연, 흔들다리 야경을 경험한 방문객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철탑 철거 10년 만에 지난 연말 애기봉에서 성탄트리를 켰다. 생태탐방로에 트리 모양 조명을 설치하는 등 미디어아트로 복원했는데 이 과정에서 직접 아이디어를 내며 공을 들였다. 김포시가 애기봉에서 일반 시민과 함께 크리스마스 행사를 치른 건 역대 처음이었다.

김병수 시장 애기봉
애기봉 전망대 북한 개풍군 방향에 서서 관광활성화 방안을 구상하는 김병수 김포시장. 2024.1.27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김병수 시장이 애기봉에 애착을 갖는 건, 잠자고 있던 김포 고유의 자원에 정체성을 부여하고 홍보를 강화해 도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끌어 올리기 위해서다. 그동안 김포는 서슬 퍼런 접경도시, 강화도 갈 때 지나치는 길목 등의 이미지로 많이 알려졌었는데 이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애기봉 야간개장 말고도 지난해 말 금빛수로 라베니체에서 불꽃축제를 개최해 서울 강서구와 인천 서구 등 외지에서까지 관광객을 불러모았다.

이뿐 아니라 아라뱃길 경인항의 모호한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한강하구에 자리한 독도(옛 형제섬)의 원지명 되찾기를 추진한 것도, 군사시설 탓에 시민들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던 봉성산과 장릉산에 전망대를 추진한 것도 모두 시민들의 자부심을 높이겠다는 큰 틀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김병수 시장은 정월 대보름에 애기봉에서 또 하나의 의미 깊은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시민들의 행복한 미소를 상상하고 있다. 김 시장은 “세계가 주목하는 핫플레이스로 깜짝 변신할 애기봉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