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민기·이탄희 빠진 2곳 전략선거구
국민의힘, 기준따라 갑·을·정 우선 추천할 듯
맥 빠지는 예비후보들… 긴장감 속 ‘예의주시’
더불어민주당 김민기(용인을)·이탄희(용인정) 의원의 22대 총선 지역구 불출마 선언 이후 용인 전역에 ‘전략공천’ 분위기가 감돌며 지역 정가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여야 모두 용인병을 제외한 갑·을·정 선거구에 전략공천 본격화 가능성이 불거져 총선을 70여 일 앞두고 기존 예비후보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을·병·정에서 총 3석을,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갑에서 1석을 각각 차지했다. 그러나 4명의 현역 의원 중 이번 총선에 다시 출마하는 건 용인병 선거구의 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유일하다.
국민의힘 측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3선이자 지역구 장악력이 뛰어난 김민기 의원과 소신 발언 등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이탄희 의원이 버티고 있는 을·정은 사실상 험지로 분류했다. 용인병의 경우 민주당 의원이 현역이긴 하지만 보수세가 강한 지역구라 승산이 있다고 판단, 갑·병을 확실하게 잡는 ‘최소 2승’ 전략을 취했다. 그러나 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4승도 가능해진 상황이 됐다. 110만 인구의 특례시로 승격된 용인은 수원과 함께 수도권 판세를 이끌 수 있는 중심축이기에 필승 작전으로 전략공천 카드를 쓰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3일 전략공천 세부기준을 발표, 최근 선거에서 3번 연속 패한 지역과 현역 의원 및 원외당협위원장이 부적격 기준에 의해 심사 대상에서 원천 배제된 지역 등에서 우선 추천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준에 따르면 의원직 상실로 공석 상태인 용인갑을 비롯해 을·정 등 3개 선거구가 전략공천 대상 범위에 포함된다. 앞서 민주당은 이미 지난 15일과 25일, 현역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용인정과 용인을 지역구를 각각 전략선거구로 지정·발표한 상태다.
전략공천 변수가 등장하며 현재 3개 선거구에서 발품을 팔고 있는 여야 예비후보들은 다소 맥이 빠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의 경우 현재까지 예비후보로 등록된 후보만 3개 지역구에서 총 15명(갑 6명, 을 5명, 정 4명)에 달한다. 국민의힘 한 예비후보는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수개월째 유권자들과 스킨십을 해오고 있는데, 이런 걸 다 무시한 채 무조건 낙하산으로 내리꽂는다면 너무 허무하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실제 민주당의 한 예비후보는 출마 기자회견을 연 다음 날 곧바로 해당 지역구가 전략선거구로 발표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여야 모두 용인에서 4석을 차지해야 하는 승부다 보니, 결국 전략공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결국 인지도 싸움이 될텐데, 이렇게 되면 장기적으로도 정치인들이 지역에 관심을 쏟고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대중적 인지도를 쌓는 데만 집중하진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