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애 감독 영화 '세기말의 사랑' 개봉


영화 '세기말의 사랑' 포스터

"만약에 진짜 지구 종말이 온다면 여러분은 마지막 날 뭘 하고 싶으세요?"

y2k(밀레니엄 버그)로 떠들썩한 1999년 12월 31일. 영미(이유영)는 짝사랑하던 남자 도영(노재원)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다. 카운트 다운하며 세상의 멸망을 희망차게 기다리던 두 남녀는 허무하게 새천년을 맞이한다. 설상가상, 2000년이 되자마자 쇠고랑까지 차게 된다. 영미와 도영은 각각 횡령 방조죄와 횡령죄로 감옥에 붙잡혀 들어간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출소한 영미에게 도영의 아내 유진(임선우)이 찾아오면서 펼쳐진다. 전신마비로 사지를 움직이지 못하는 유진은 영미와 갈등을 벌이다 뜻밖의 동거를 시작한다. 한 남자를 사랑하는 두 여자. 서로 상극일 거란 예상과 달리 둘은 독특한 우정을 나누며 친구로 발전한다. 서로의 아픈 과거를 이해하고 현재를 함께 마주하며 조금씩 성장해간다.

영화 '세기말의 사랑(포스터)' 연출과 각본 집필 모두를 맡은 임선애 감독은 앞서 부산국제영화제 KNN 관객상,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감독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박남옥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계가 주목하는 여성 감독으로 떠올랐다.

기획 의도에 대해 임선애 감독은 "외모도, 성격도, 처음 보았을 땐 너무나도 달라 보였던 두 여자가 결국엔 같은 사랑을 하고 용기를 낸 이야기로 보이길 바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개봉해 현재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