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기장·게임단 '더블 클릭' 시너지 효과
정부, AG 등 세계시장 성장세 '보폭' 지역연고제·풀뿌리 생태계 추진
종목화 실증사업 판교 회사 '윈윈'… 인프라 구성 경기도 적극성 관건
경기도는 넥슨, 엔씨소프트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위치한 '게임 산업의 메카'다.
전문가들은 경기도가 이미 형성된 게임산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역 경기장과 게임단을 조성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산업 메카에 더해, e스포츠 산업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지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산업은 성장세인데 구단은 적자…풀뿌리 e스포츠 생태계 조성 '눈길'
=주목도가 한껏 높아진 e스포츠 산업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e스포츠 시장 규모는 2022년 13억9천만달러(1조8천605억여원)인데 2030년까지 예상되는 연평균 증가율은 16.7%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도 "지난해에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국가 대표팀이 리그오브레전드, 스트리트파이터Ⅴ 종목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면서 (관심이 집중됐고) 산업이 지속해서 성장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성장세에 보폭을 맞추고 있다. 지역연고제를 비롯해 이른바 '풀뿌리 e스포츠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는 것이다. 핵심은 지역 e스포츠 경기장과 지역 게임단이다. 야구나 축구 등처럼 지역 기반 경기단을 창설하면 지속적인 수익 창출과 e스포츠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수익 구조 개선이 절실한 e스포츠 산업계의 염원과도 맞물려있다.
e스포츠는 산업 자체는 성장세이지만 구단들의 적자는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수익 창출 모델은 많지 않은데 선수들의 연봉은 나날이 오르는 점 등이 복합된 결과다. 지난달 17일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대회 소속 10개 게임단은 누적 적자액이 1천억원 이상이라며 수익 구조를 개선해달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 'e스포츠 중심지' 가능성 충분한 경기도, 관건은 의지
=e스포츠 산업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흐름 속 경기도가 e스포츠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날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특히 대형 게임사들이 밀집한 판교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게임사들과도 '윈윈'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스타크래프트(블리자드), 리그 오브 레전드(라이엇게임즈) 등 e스포츠 주 종목을 이루는 게임들은 외국 게임사들이 개발했는데, 해당 게임들은 e스포츠와 더불어 전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했다.
지역 경기장과 게임단 등이 들어서면 국내 게임사들이 개발한 게임을 e스포츠 종목화하는데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종목화를 위해선 대중성과 시각성 등이 필요한데 이를 지역 경기장 등에 도입해보고 보완하는 실증사업 등이 활성화될 수 있다.
관건은 인프라 구성 등에 대한 경기도의 적극성이다. 도는 지역 게임단 창단을 계획하고 있지만 e스포츠 산업에 투자하는 비용이 매년 줄어들고 있는 만큼, 계획이 지속 가능할지 두고봐야 하는 실정이다.
공전영 동양대 게임학부 e스포츠전공 교수는 "게임이 e스포츠 종목화가 되면 게임사로선 중계권료, 콘텐츠, 굿즈 등 부가 수익들을 창출할 수 있다. 지자체, 게임업계, e스포츠 산업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것"이라며 "지역 게임단 운영 등 지역연고제를 하려면 현재보다는 예산이 더 필요하다. 어정쩡 만들고 운영하면 '보여주기'식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