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의회(의장·윤원균)가 의회사무국 여직원을 향한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이 된 국민의힘 김운봉 부의장을 6일 제명했다.
시의회는 이날 제27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김 부의장에 대한 제명 징계요구안을 가결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는 징계 당사자를 제외한 시의원 31명 전원이 참석했으며 김 부의장의 제명 안건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표가 재적 의원 수의 3분의 2를 넘어 제명이 확정됐다.
김 부의장은 앞서 지난해 12월5일 의회사무국 한 직원에게 동료 여직원 A씨의 이혼 등 가정사를 거론하며 A씨를 향한 성희롱 발언까지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후 이 내용을 전해 들은 A씨가 공식 사과를 요구했으나 김 부의장은 응하지 않았고, 결국 시의회에 행동강령 위반(성희롱 및 명예훼손)으로 신고가 접수돼 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시의회 내부 징계 심의 기구인 윤리특별위원회는 지난 5일 앞서 조사위원회의 조사 내용과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제명 의견을 참고, 김 부의장에 대한 최종 징계 수위를 제명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날 본회의에 징계안이 상정됐고 투표 결과에 따라 김 부의장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됐다.
시의회 의석수 분포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17석, 국민의힘 15석으로 민주당이 근소하게 과반을 넘기고 있다.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시 제명이 통과된다는 점에 비춰보면 국민의힘에서 자당 의원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당론을 채택했을 경우 제명까진 피할 수 있었던 셈이다. 실제 이날 투표에 앞서 국민의힘 당내에서도 구명에 나설 것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비판 여론 등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을 고려해 의원 개개인의 판단에 맡기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로 인해 결국 김 부의장은 같은당 동료 의원들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한 채 ‘말 실수’로 의원직을 잃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