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경삼림' 30년 메가박스서 재개봉
'감독 걸작선' 리마스터링 버전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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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네이버 영화 제공

"만약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면 나의 사랑은 만년으로 하고 싶다."

90년대 홍콩 거리를 방황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담았던 왕가위 감독의 1994년作 '중경삼림'이 개봉 30주년을 맞아 다시 스크린에 오른다. 중경삼림 외에도 당시 홍콩 영화 뉴웨이브를 이끌었던 왕가위의 대표 작품을 한 데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전도 함께 열린다.

오는 28일 메가박스에서 재개봉하는 '중경삼림 리마스터링'은 지난 2020년 4K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친 판본이다. 지난 1995년 국내에서 처음 극장에 올랐던 '중경삼림'은 홍콩 침사추이의 '청킹맨션'과 센트럴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등을 배경으로 삼아 미묘한 사랑에 끌리거나, 사랑에 아파하는 청춘들의 모습을 그리면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화 촬영지는 훗날 주요 관광지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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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네이버 영화 제공

한때 왕가위 감독과 협업하며 환상의 콤비를 자랑했던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 특유의 촬영 기법과 개성 있는 미장센을 커다란 화면에서 고화질로 감상할 기회다. '중경삼림'은 왕가위 감독 고유의 감성적인 대사와 세련된 음악, 스타일리시한 연출을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린 작품으로, 국내에서 그의 다른 작품들까지 덩달아 주목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국내 첫 개봉 당시에는 외면받았던 '아비정전(1990)' 등이 재평가된 바 있다.

메가박스는 왕가위 감독의 다른 작품들도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극장에서 선보인다. 14일부터 진행되는 '우왕- 왕가위다!' 왕가위 감독 걸작선에서는 '해피 투게더(1997)'와 '화양연화(2000)'의 리마스터링 버전을 관람할 수 있다. 다만, 중경삼림의 세 번째 에피소드이자 일종의 '세트 영화'인 '타락천사(1995)'는 이번 재개봉전에서 빠졌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이번 특별 상영전은 수원·용인·부천·광명·고양·파주 등 도내 17곳의 메가박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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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경삼림’ 리마스터링 버전 재개봉전 관련 포스터. /㈜엔케이컨텐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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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네이버 영화 제공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