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조사 데이터 없어 현황 파악 어려움
발간 연도 구분·조사 목적·기간 등 정리
"학술기능 강화… 향후 열람 서비스 제공"


전곡선사박물관
전곡선사박물관 전경. /전곡선사박물관 제공

전곡선사박물관이 '한국의 구석기 유적 목록화 DB사업'의 성과를 공개한다.

전곡선사박물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구석기 전문 박물관으로서 그동안 제대로 알 수 없었던 유적의 현황을 파악, 관련 자료를 지속해서 수집해 왔다. 박물관은 이번 1차 성과를 누리집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연구자는 물론 누구나 한국 구석기 유적의 현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학술연구사업에서 전곡선사박물관은 발굴 조사된 구석기 유적을 중심으로 조사와 발간 연도를 구분하고, 조사 지역과 목적, 조사 기간과 면적 등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한국 구석기 유적을 전수조사한 데이터가 없어 국내 구석기 연구사, 유적 조사 성격, 지역별 특징 등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문화재청 인트라넷 서비스에 등록된 유적을 중심으로 발간된 보고서 자료를 수집하는 동시에 누락된 유적은 박물관의 기존 아카이브, 국내 발굴 기관과 도서관 자료, 관련 문헌 조사, 개인 연구자 탐문조사, 자료 기증 등의 과정을 거쳐 보완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한국의 구석기 유적 연구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1964년 공주 석장리 유적 조사로 처음 시작된 한국의 구석기 유적 발굴은 1979년부터 1981년까지 전곡리 유적이 조사되면서 변화를 맞이한다.

전곡리 유적은 아슐리안 주먹도끼의 발견으로 국내외에 보고되고 국가사적으로 지정되면서 학계와 일반에 구석기 유적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 1980년대 들어 전곡리 유적의 학술조사가 지속되고, 충주댐 건설로 수몰지구 문화유적 조사가 대대적으로 이뤄지며 본격적인 국내 구석기 유적 조사가 시작됐다.

2023년까지 국내에 조사돼 보고된 유적은 모두 490여개소로, 전국적인 개발사업 활성화가 이뤄진 2000년대에 크게 증가했다. 국내에서 발간된 첫 구석기 유적 보고서는 청원 샘골 구석기 유적으로 1978년에 조사돼 1979년 발간됐다.

또 한국의 구석기 유적은 전체 490여 건 중 학술조사가 약 40건에 불과할 정도로 구제발굴조사(댐·도로·건축물 건설에 앞서 진행되는 발굴조사)를 중심으로 진행됐는데, 2010년대는 가장 많은 유적 조사(220여개소)와 보고서 발간이 이뤄진 반면 학술조사는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또 이 시기에는 국책사업의 하나로 한국문화재보호재단(지금의 한국문화재재단)의 소규모 발굴 지원사업이 진행돼 개인에 의한 소규모 발굴이 증가한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전곡선사박물관 측은 "이번 1차 성과 공개를 시작으로 국내 구석기 DB 연구와 함께 향후 보고서 열람 서비스를 운영해 박물관의 학술 기능과 자원의 사회적 공유를 강화할 것"이라며 "구축된 DB를 활용한 후속 사업으로 '한국의 구석기 유적 지도 총람'을 제작해 한국의 구석기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