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사 은행나무·영통 느티나무·포천 부부송… 경기관광공사 명물 소개

 

고목이 내린 뿌리는 단단해서 모진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다.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오랜 시간 생명을 이어온 나무는 그 존재만으로도 의미를 가진다.

경기도 곳곳에서 선물 같은 위로와 감동을 주는 고목을 경기관광공사의 도움을 받아 소개한다.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경기도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경기관광공사 제공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사시사철 관광객으로 붐비는 용문사관광단지에는 용문사는 물론 용문사 은행나무, 정지국사 부도와 비, 용문산지구전적비 등을 만날 수 있는데, 특히 은행나무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은 찾는 명물이다.

높이 60m, 둘레 12m, 나무의 나이는 1천100년에서 1천300년으로 추정되며, 우리나라 은행나무 가운데 가장 크고 오래됐다.

뿐만 아니라 동양에서 가장 큰 은행나무로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돼 있으며, 양평군 주민들이 나무를 위해 제사를 지낼 만큼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나무를 자르려 톱을 댔을 때 그 자리에 피가 쏟아지고 천둥 번개가 쳤다는 전설과 고종황제가 승하할 때 나뭇가지 하나가 부러졌던 일, 나라의 큰 변란이나 경사가 있을 때 '윙' 소리를 내고 울며 길흉을 예고하는 등 오랜 세월만큼이나 수많은 사연을 가지고 있는 나무이다.

수원 영통 느티나무
수원 영통 신도시 느티나무의 옛 모습. /경기관광공사 제공

■수원 영통 느티나무


5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마을의 수호신이자 사람들의 벗이었으며, 급격한 도시화의 과정에서도 자리를 지키며 주민들의 자부심이 되었던 '아낌없이 주는 나무'. 수원 영통 신도시 한가운데 위치한 느티나무는 23m의 높이에, 흉고 둘레가 8.2m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다.

여러 가지가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커다랗고 동그란 나무. 느티나무는 누구나 떠올리는 나무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며 그 수려함을 자랑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끝내 나무는 부러졌고, 수원시에서는 보호수 복원을 위한 계획을 세웠다. 밑동은 지속해서 보존하고,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와 함께 조직배양으로 후계목 20주를 증식하는데 성공했다. 지금도 영통 느티나무의 자리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나무를 기억하는 시민들의 애정어린 장소로 남아있다.

■포천 직두리 부부송

포천시 직두리에 서식하는 부부송은 가지의 끝부분이 아래로 처지는 특징을 가진 소나무이다. 나지막한 동산을 뒤로 하고 나란히 서서 서로를 안고 있는 듯한 다정한 모습을 하고 있는 나무는 마치 한 그루처럼 보인다. 북쪽 또는 남쪽에서 바라보는 수형은 수관 전체가 산의 경사면을 따라 흘러내린 듯한 아름다운 형상을 하고 있다.

큰 나무는 수령이 300년으로 추정되며, 두 그루 모두 높이는 6.9m이다. 천연기념물 제460호로 지정된 이 나무는 원래 '처진 소나무'로 부르려 했으나, 이름을 공모한 결과 정겨운 형상으로 서 있는 부부송이라 불리게 됐다. 부부송은 예로부터 부부가 찾아와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온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