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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대우수산을 30년 운영한 한춘애씨. ② 1990년대 초반부터 채소가게를 운영한 수원청과 채소중도매인 조합장 이재호씨. ③ 군대 전역 후 20대 중반부터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한 권형구씨. ④ 수산동에서 대운수산을 운영하는 강창열씨. /수원시 제공

달라진 수원농수산물시장 '요즘' 상인들


3단계 시설현대화후 '경기 남부권거점시장' 도약
중금속·방사능 검사 모두 적합… 수요일 나눔도

"구매환경 개선… 예전 여인숙이라면, 지금은 호텔"
1세대 대부분 60대… 세대교체 이뤄 새 바람 기대


"수원시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파는 과일·채소·수산물은 신선하고, 품질도 좋다. 시장을 많이 찾아주시길 바란다."

개장 31주년을 앞둔 수원시 농수산물도매시장을 30여 년 동안 지킨 상인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수원시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지난 2022년 11월 시설현대화사업을 완료하고, 경기남부권 '농수산물 물류 거점시장'으로 도약하고 있다. 1993년 2월 27일 개장한 수원시 농수산물도매시장은 과일동, 채소동, 수산동으로 이뤄져 있다.

경기 서남부권역 농수산물 유통의 거점 역할을 해왔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시설 노후화에 따른 이용객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2013년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시설현대화 공모사업'에 선정됐고, 공사 기간에도 시장이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2017년 1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단계별 순환개발방식'으로 3단계에 걸쳐 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을 진행했다.

채소동 점포가 입점할 임시매장 2곳을 건립하는 1단계 공사를 시작해 2018년 6월 마무리하고, 임시매장(채소동)을 이전했다. 2020년 9월 과일동·수산동을 신축·이전하는 2단계 공사를 완료했고, 2022년 4월 채소동을 신축·이전하는 3단계 공사를 마쳤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부지면적 5만6천168㎡, 건물연면적 5만852㎡, 총 6개 동으로 조성됐다. 지하 1층에는 주차시설, 저온유통 시스템 등이 있고, 지상 1층에는 과일동, 수산동, 채소1·2동, 양파 경매장, 관리동이 들어섰다. 748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다.

과일동에 51개, 수산동 55개, 채소1동 24개, 채소2동 59개 등 총 189개 점포가 입점했고, 종사자는 739명이다. 2023년 총거래액은 1천943억8천900만원에 이른다.

수원시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농수산물 물류거점 시장 육성'을 목표로 설정하고, 2021년부터 중장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이어지는 사업의 방향은 '온라인 기반 마케팅과 유통 관리 다변화로 매출 증대'이다.

농수산물도매시장 상인들은 2008년부터 매주 수요일 '행복나눔! 수요한마당'을 열며 나눔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도매법인, 공판장, 중도매인 등 유통 종사자들이 채소, 과일, 수산물 등을 수원시 사회복지시설 8개소에 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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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전경.

수산동에서 대운수산을 운영하는 강창열(74)씨는 수원시농수산물도매시장이 개장한 1993년 2월부터 31년 동안 꾸준히 자리를 지킨 수산동의 산증인이다. 1985년부터 세류시장에서 수산물 가게를 하다가 농수산물도매시장이 개장하면서 자리를 옮겼다.

한 달에 이틀, 수산동이 문을 닫는 날을 빼고 31년 동안 매일 새벽 2~3시에 나와 하루를 시작했다. 그는 "먹고 살기 위해 장사를 시작했는데, 어느덧 31년이 흘렀다"며 "항상 싱싱한 수산물을 들여오기 위해 노력하고, 정직하게 장사를 해 오랫동안 손님들이 찾아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마트, 다른 수산시장과 비교해도 품질은 자신 있다"며 "믿고 이용하셔도 된다"고 자신했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은 2014년 1월부터 지금까지 40여 차례에 걸쳐 유통 수산물 350여 건을 대상으로 중금속·방사능 안전성 검사를 했고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재호(69) 수원청과 채소중도매인 조합장(원장미상회 대표)은 1990년대 초반부터 채소가게를 운영했다. 그는 "매일 새벽 3시에 나와 경매를 준비하고, 하루종일 부지런히 일했다"며 "가장 신선한 채소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농수산물도매사장 시설현대화사업 이후 환경이 훨씬 좋아졌다"며 "예전 시장이 여인숙이라면 지금은 호텔"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군대 전역 후 20대 중반부터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한 권형구(57)씨는 수원청과물주식회사 과일부 조합장(신비유통 대표)으로 일하면서 상인들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권씨는 "상인들 간 갈등이 있을 때가 종종 있는데, '둥글둥글하게 함께 살아가자'고 부탁드린다"며 "경매를 할 때는 서로 경쟁자이지만, 응찰기 버튼을 누른 순간부터 상인들은 동료이자 친구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손님을 만나고, 신선한 물건을 파는 게 즐겁다"며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과일을 파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많이 이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진우(62)·한춘애(62) 부부는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대우수산을 운영한 지 30년이 됐다. 조씨는 매일 새벽 1~2시에 시장에 나와 경매를 준비하고, 한씨는 아침에 출근해 저녁까지 손님을 맞는다. 30년 단골도 꽤 많다고 했다.

한씨는 "농수산물도매시장 상인 1세대가 어느덧 60대 전후가 됐다"며 "세대교체가 이뤄져서 젊은 상인들도 시장에서 많이 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수산시장이 대형마트, 온라인 시장에 밀려 약간 침체했는데, 젊은 분들이 시장에서 일하며 참신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