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상자 위 철사줄 치는 타현악기 양금
경기국악원서 가야금 잡으며 키운 '꿈'
"별빛같은 음색 '매력' 널리 알리고파"

"양금이 워낙 매력 있는 악기에요. 더 널리 알리고 싶어요."
양금은 사다리꼴의 평평한 공명상자 위에 올려진 금속줄을 가느다란 채로 쳐서 연주하는 악기이다. 대중들에게 거문고나 가야금처럼 아주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만의 독특하고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프로젝트 단원으로 양금을 연주하는 이원주씨는 "연주에서 양금을 쓰는 이유 중 하나가 색다른 음색 때문인 것 같다"며 "철사줄을 쳐서 나오는 소리가 별빛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가야금으로 대학까지 진학했지만, 제 안에 있는 무언가를 표현할 때 이와 같은 양금의 소리로 연주하는 것이 좋았다. 이원주씨가 양금 연주자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였다. 그는 "궁중에서 연주되는 음악에 많이 사용돼 레퍼토리가 한정적이었지만, 이제는 전통 양금 창작곡도 나오고 관현악에서도 양금을 추가한 곡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이원주씨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가야금을 처음 접하게 된 곳이 바로 용인에 있는 경기국악원이었기 때문. 경기국악원에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해 가야금을 배우던 초등학생은 이제 어엿한 국악기 연주자로 성장했다. 우연히 만난 국악기가 한 사람의 진로가 된 것이다.

"악단에 소속된 연주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한 이원주씨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이렇게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와 굉장히 소중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프로젝트 단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악기와 함께한 면접 과정이 특이했다고 떠올렸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공연 주제 중 하나였던 침묵을 면접장에서 즉흥으로 연주해보라는 요청이 있었던 것. 연주를 한 뒤 왜 이러한 연주를 했는지 설명하는 과정까지 어디에서도 해보지 못한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무대에 오른 공연 '역(易)의 음향'은 그래서 더 기억에 남았다. 악보를 보고 연주하는 것에 익숙했던 그에게 즉흥은 새로운 시도이자 도약이었고, 음악으로서 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보게 해준 경험이었다고. 이원주씨는 "학생신분에서 사회로 나와 무한한 갈래의 길을 본 듯한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프로젝트 단원으로서 보낸 지난 1년은 기회의 시간이었다. 전국에서도 국악관현악단 내에 양금 상임단원이 있는 곳이 드물다. 그만큼 양금을 전공한 연주자에게 자신의 악기를 활용한 다양한 공연을 해볼 수 있었다는 것은 큰 경험과 자산이 됐다. 이원주씨는 또 "좋은 동료들과 마음을 나누며 음악을 하는 시간들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원주씨는 국악에서도 양금이 더욱 활약하며 그 입지를 넓혀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관련 전공 학과가 생겨나 더 많은 연주자들이 양성되는 날까지 양금의 매력을 알려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양금의 아름다운 소리를 더 잘 표현해내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있어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프로젝트 단원으로서 올해도 그런 것들을 더 많이 공부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