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천하구 습지보호 지정'… 더 많은 외침 있어야"


1만여명 청원 도지사 답변기준 달성
다양한 생물 살도록 환경 지켜줘야
'100여년 모습 유지' 지속적 관심을

김찬우 공릉천친구들 사무국장
파주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환경단체 '공릉천친구들'의 김찬우 사무국장. /공릉천친구들 제공

"청원해줄 시민 한 명, 한 명을 모으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결국에는 1만명을 달성했습니다. 이제라도 공릉천 하구를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제대로 보존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지켜봐야죠."

파주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환경단체 '공릉천친구들'의 사무국장 김찬우(23)씨는 지난 14일까지 최종 1만629명의 도민 서명을 달성한 경기도민청원의 성과를 돌아보며 설렘을 드러냈다. 경기도지사의 직접 답변 기준인 1만명 이상을 달성하면서 습지 보호 지정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공릉천 하구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주세요!'라는 청원은 공릉천 하구가 하천정비사업으로 훼손될 위기에 놓인 동시에, 경기도지사가 지정한 습지보호지역이 도내 한 군데도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단체 이름은 공릉천에 사는 다양한 생물들과 시민들이 모두 친구라는 의미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김 사무국장은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 개리, 잿빛개구리매 등 공릉천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공릉천에 살고 있는 생물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지난해 단체가 만들어졌다. 현재 150여 명의 시민이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공릉천친구들에서는 매달 정기적으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릉천 자연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공릉천 생태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이곳 생물들을 만나는 탐조 프로그램, 나무 심기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왔다"고 이야기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른바 'Z세대 사무국장'이기도 하다. 현재 파주 헤이리 섬유 공방에서 일하면서 공릉천 보호 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는 "파주 시민으로서 어렸을 때부터 공릉천변에서 놀면서 말똥게를 보곤 했던 기억이 있다. 이런 좋은 기억 덕분에 공릉천을 지키는 활동에도 참여하게 됐다"고 웃어 보였다.

파주의 오랜 지역민으로서 애정을 갖고 공릉천 생태 보호 활동에 힘쓰는 김찬우 사무국장. 그는 마지막으로 공릉천 습지 보호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원 달성에 성공했지만 아직 보호 지역으로 지정된 게 아니라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공릉천 하구는 100여 년간 그 모습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는 공간입니다. 더 많은 시민이 이곳에 관심을 가졌으면 해요. 직접 공릉천에 방문해 이곳 생태를 눈으로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