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식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 /경인일보 DB

한국문학 연구 동아시아적 관점 새롭게 분석

한국문학 실천적 역할 모색 등 공로 인정받아

시상식, 오는 3월7일 오전 연세대 루스채플

인천 출신의 석학 최원식(75·사진) 인하대학교 명예교수가 한국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용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용재기념사업회는 22일 제30회 용재학술상 수상자로 최원식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용재학술상은 문교부 장관과 연세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용재 백낙준(1895~1985) 박사의 학덕을 기리고자 탄신 100주년인 1995년 제정된 상이다. 용재기념사업회는 해마다 한국학 또는 관련 분야에서 두드러진 업적을 쌓은 석학에게 수여하고 있으며, 한국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힌다.

용재기념사업회는 최원식 교수의 용재상 수상자 선정에 대해 “한국학 연구를 동아시아의 문명사적 관점으로 자리매김하고, 한국문학 연구의 실천적 역할을 모색함으로써 한국문학 연구를 동아시아 비교문학 연구로 확장하는 데 공로가 크다”고 설명했다.

최원식 교수는 서구적 시각을 극복한 ‘민족문학론’의 기치 아래 ‘이해조’를 새롭게 발굴해 근대계몽기 연구를 혁신한 ‘한국근대소설사론’(창비·1986)을 집필했고, 국민국가 중심의 시각과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위계를 동시에 극복한 성찰적이고 실천적 한국문학 연구를 전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일본·중국·한국·대만 등에서 동아시아론이 부상하던 당시, 최원식 교수는 분단된 한반도의 경험을 기반으로 ‘소국주의’ 등 동아시아 평화와 연대를 향한 개념을 제시했다. 최 교수의 통찰은 ‘문학의 귀환’(창비·2001), ‘제국 이후의 동아시아’(창비·2009) 등으로 결실을 맺었다.

또 최원식 교수는 계간 ‘창작과 비평’ 편집위원과 편집주간으로 활동하며 문학 연구와 비평 활동을 실천적으로 연결시켰고, ‘황해문화’ 주간과 인천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 등을 맡으면서 인천 지역 역사와 문학을 초점화해 서울 중심의 학술 구도에 변화를 주는 데 이바지했다고 용재기념사업회는 평가했다.

최원식 교수는 최근에도 ‘문학과 진보’(창비·2018), ‘이순신을 찾아서’(돌베개·2020), ‘기억의 연금술’(창비·2021) 등 깊이 있는 연구서와 비평서를 지속으로 펴내고 있다. 용재기념사업회는 “최원식 교수의 업적은 현재 동아시아가 마주하고 있는 혐오와 배제 등 사회문제와 한국문학 연구가 어떻게 접점을 찾고, 인문학의 실천적 길을 내야 할지를 제시해주는 좌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용재신진학술상은 ‘퇴계 이황의 리(理) 철학: 지선 실현과 자기완성’(혜안·2022)을 저술한 강경현 성균관대 교수와 ‘사할린의 한인 디아스포라’(선인·2020)를 쓴 율리야 이바노브나 박사가 받았다.

제30회 용재상 시상식은 내달 7일 오전 11시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