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서 3년간의 활동 마치고 道극단 도전

역할 공평한 기회·동료간 앙상블 돋보여
무대란 휴머니즘… 배우·관객 교감 공간

이진혁 씨
경기도극단 프로젝트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진혁 씨. 2024.2.28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무대에서 빈껍데기의 연기가 아닌, 최대한 진정성을 느끼며 연기하는 것, 그것이 저에겐 첫 번째입니다."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던 이진혁씨는 경남도립극단에서 3년간의 활동을 마친 후 경기도극단의 프로젝트 단원 공고 소식을 듣게 됐다. 종종 경기도극단의 공연을 보러왔던 그는 좋은 무대, 좋은 연기를 하는 극단이면 도전해도 좋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고민과 망설임 없이 지원서를 작성했다.

경기도극단의 앙상블이 좋다는 이야기는 들어왔지만, '죽음들'이라는 첫 작품부터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단원들의 모습을 보니 눈치 볼 틈도 없이 공연에 몰입할 수 있었다.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는 프로젝트 단원에게도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졌고, 작품을 위해 돌아가는 시스템 속에서 어떤 배역이든 맡아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특히 원스테이지 '죽음의 배'는 동료들의 소중함을 또 한 번 느낀 작품이었다. 이 공연에서 이진혁 씨는 버림받은 무국적 선원이자 주인공인 '필립' 역을 맡았다.

그는 "여태껏 주인공은 혼자 다 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주인공에게 포커스가 맞춰질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모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라는 것을 다시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만하지 말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배웠고, 진득하게 작품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트레이닝을 소홀히 하지 말자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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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극단 프로젝트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진혁 씨. 2024.2.23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이렇듯 그에게 있어 무대는 '휴머니즘'이었다. 이진혁 씨는 "연극은 종합예술이다. 배우만 있다고 해서 무대가 만들어지고 공연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는 것을 하면 할수록 느낀다"며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고 인간적으로 지낼 수 있는 공간이 무대인 것 같아 그 매력에 빠진 것 같다"고 했다.

무대에서 다양한 모습을 찾기 위해 이진혁 씨는 일상생활에서 최대한 사람들을 흥미롭게 살펴보고 많이 관찰한다. 인물이나 세상사를 주로 다루는 연극에서 그 세상을 알면 알수록 연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영화나 전시 등 다른 장르의 예술도 찾아본다.

그렇게 현재 공연예술계 트렌드를 알아보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영감을 얻어 오마주할 때도 있다. 또 배역이 주어졌을 때 선입견 없는 객관적인 시선에서 인물을 바라보고 연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상력에 대한 생각도 많아졌다. 그는 "세상이 너무 직관적인데다 극단적으로 양분화돼 있다고 느꼈다. 공연을 보다 보면 이러한 사회현상이 아닌 온전히 자신의 생각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도 공연을 찾으시는 이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탄생시킨 작품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관객'이다. 이진혁 씨는 "여러 연출가 선생님들이 '너 자신이 아닌 관객을 위해 연기하라'고 항상 강조하신다"며 "늘 관객이 어떻게 볼까를 염두에 둬야 하고, 모든 무대와 캐릭터 분석, 대본 등에 대한 시선을 그렇게 돌리려 노력한다. 결국 관객이 있어야 저희도 공연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은 이진혁 씨는 올해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며 경기도극단을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경기도극단이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주어진 작품들을 잘 소화해 내려 합니다. 우수한 작품성이 담보된 공연들을 보여드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배우들이 있고, 거기에 저도 일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1년을 보낼 것 같아요."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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