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 억울함 경청 큰 위안… 꼬인 행정 둥글게 해결"
도로 신설중 2가구 이전 않고 벼텨
4개월 30차례 소통 '교감' 공사 재개
갈등 조정·중재역할 부서 협업 중요

소통과 경청의 자세로 민원인의 마음을 움직인 용인시 두 공무원의 적극 행정서비스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시 도로관리과 우영준 팀장과 건설정책과 김동휘 주무관은 2년 전 같은 팀 근무 당시 처인구 고림동 일원 도시계획도로 건설공사 건을 맡았다. 공사를 위한 부지 매입과 보상 절차까지 마무리하고 순조롭게 착공까지 이뤄졌으나, 문제는 두 가구가 떠나지 않은 채 현장에 버티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이후 진행된 명도소송에서 시가 승소했음에도 꿈쩍 않는 이들로 인해 공사는 중단 위기에 놓였다. 결국 2022년 4월 법원이 강제집행 절차에 착수하며 두 가구를 끌어내기 위해 60명에 달하는 공권력 인력을 현장에 투입했으나, 한 가구에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며 저항했고 다른 가구에선 90세 넘은 노인을 집 안에 모셔놓고 맞서는 등 극렬히 대치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우 팀장과 김 주무관은 강제집행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 일단 한 발 물러난 뒤 대화 시도에 나섰다. 처음엔 만남 자체도 성사되지 않았을뿐더러 일방적으로 욕을 먹고 돌아오는 경우도 태반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민원인들과 만나고 또 만났다.
우 팀장은 "일주일에 몇 번씩이라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시의 불가피한 상황에 대해서도 반복해서 설명하다 보니 간극을 조금씩 좁혀나갈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4개월 간 30차례 가까이 반복된 만남을 통해 양측은 마침내 교감을 이루는 데 성공, 강제집행 과정 없이 민원인 스스로 현장을 물러나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 주무관은 "민원인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 이유로 화가 나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 입장에선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두 공무원의 적극성 덕분에 공사는 무리 없이 다시 재개됐다. 공사 장기 지연으로 인한 불필요한 간접 공사비는 물론 강제집행금도 절감했고, 무엇보다 물리적 충돌 없이 안전하고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훌륭한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시는 지난 27일 적극행정위원회를 열어 접수된 39건의 사례 중 이 건에 최고점을 부여하며 적극 행정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우 팀장은 "업무 처리 과정에서 민원인과 갈등이 생길 땐 적극적으로 행정서비스를 펼치는 게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겠지만, 생각보다 이런 경우가 많고 실무자 선에서 해결이 어려울 때도 있다"며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맡은 부서와의 협업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