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사는 재미' 만드는 수원시

2022년 기준 34.4% 비율… 지원사업 체계적 추진
'요리와 나눔' '에이징 솔로' 등 구별로 프로그램
생활안심망·돌봄 확대… 청년 역량강화 자문단도
온라인포털 '쏘옥' 사업정보 제공·소통공간 마련


2024030601000036000003622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사례1 광주광역시에 살던 김광원(31)씨는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수원시에 터를 잡아다. 그는 기숙사 생활을 하다가 취업 후 7년째 '1인 가구'로 생활하고 있는데, 동네에 '친구'라고 할만한 사람이 딱히 없다. 동네에서 편하게 만나거나 이사를 할 때 원하는 기반시설을 갖춘 지역에 대한 조언을 구할 사람도 없다. 김 씨는 "1인 가구는 다른 지역에서 이사 온 사람이 대부분이라 수원에 아는 사람도 적고, 정보를 얻기도 어렵다"며 "수원시가 동네별로 1인 가구 청년들이 교류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구축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사례2 1인 가구가 된 지 3년 됐다는 고정희(69·여)씨는 "장·노년층 1인 가구가 가장 힘든 것은 외로움"이라며 "장·노년층 1인 가구에 전화로 '잘 지내느냐'고 안부를 물어주고, 1인 가구 지원사업 정보를 제공한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원시가 안부 전화를 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와 1인 가구를 연결해 줬으면 한다"며 "안부 전화 자원봉사사업을 추진한다면 나부터 기쁘게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1
지난해 11월 열린 '1인 가구 정책 쇼케이스'에서 이재준 수원시장이 1인 가구와 대화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통계청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2022년 기준)에 따르면 수원시 1인 가구 비율은 34.4%로 세 가구 중 한 가구는 1인 가구로 조사됐다. 1인 가구 비율은 2010년 24.8%에서 10여 년 만에 10%p 증가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 수원시는 1인 가구 지원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지난해 3월 '1인가구지원팀'을 신설했고, 1인 가구 관계기관 간담회를 비롯해 1인 가구 정책 설문조사·간담회 등을 열며 1인 가구의 의견을 반영한 지원 사업·정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1인 가구가 많이 사는 지역을 찾아가 지원사업을 홍보하고 맞춤형 상담을 하는 '찾아가는 1인 가구 새빛 솔로라이프(SoloLife) 스테이션' 운영을 시작했고, 11월에는 1인 가구를 초청해 1인 가구 정책 쇼케이스를 열었다.

올해 초에는 1인 가구 사업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1인 가구 맞춤형 온라인포털 '쏘옥(SsOcC)'을 개설했다. 쏘옥은 'Suwon Safe(안심) One Convenience(편의) Connect(연결)'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수원시 1인 가구 지원사업 브랜드다.

5
1인 가구 맞춤형 온라인플랫폼 '쏘옥(SsOcC)'. /수원시 제공

수원시는 올해 1인 가구 지원사업 목표를 '1인 가구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한 내실 있는 1인 가구 정책 추진'으로 설정하고, 복지여성국장을 총괄로 하는 '1인 가구 종합 컨트롤타워'를 운영하고 있다. '연결', '안심', '편의' 등 3개 추진 과제를 중심으로 40여개 사업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연결은 1인 가구들이 교류하며 소통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구별로 '요리와 나눔'·'에이징 솔로'·'배움과 문화'·'One 크루(청년 관계망 확대사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4구(區) 4색(色) 1인 가구 거점 지원사업'을 비롯해 '온라인 플랫폼 쏘옥 활성화', 1인 가구 시민참여단 '쏘옥 패밀리 활성화'사업 등이 있다.

안심은 1인 가구가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생활안심망을 구축하고, 주거안심지원을 하는 것이다. '여성1인가구 안심패키지 보급', '청년 월세 지원', '새빛 청년존(ZONE)' 등 17개 사업을 진행한다.

이어 편의는 1인 가구 돌봄 체계를 확대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수원새빛돌봄사업과 초거대 AI(인공지능) 활용 위기 가구 발굴·지원사업 등 12개 사업이 있다.

4
수원시여성자문위원회와 함께 추진한 '새빛 솔로(Solo) 자문' 사업에 참여한 시민들이 활동하는 모습. /수원시 제공

이외에 수원시여성자문위원회와 함께 추진한 1인 가구 청년 대상 역량강화지원사업 '새빛 솔로(Solo) 자문'도 있다.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여성자문위원회 위원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청년들에게 창업·경영 노하우 등을 알려주는 강의를 한다.

지난해 10~11월 두 차례에 걸쳐 1인 가구 청년 3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새빛 솔로자문에 참여한 한 청년은 "여러 사람을 만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호평했다.

수원시의 모든 1인 가구 사업 정보는 지난 1월 개설한 온라인플랫폼 '쏘옥'에서 볼 수 있다. 이 플랫폼에선 관련 부서와 관계 기관에서 추진하는 모든 1인 가구 사업의 정보를 제공한다. 1인 가구가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공간', 1인 가구 관계기관을 안내하는 '기관안내' 게시판도 있다.

한편 수원시는 지난 2월 '수원시 1인 가구 실태조사·정책연구'를 시작했다. 수원시정연구원이 수행하는 이번 연구에서는 수원시 1인 가구 현황과 특성, 생활실태, 정책수요 등을 파악해 1인 가구 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세밀하게 설정할 예정이다.

3
지난해 11월 창룡문 일원에서 열린 '1인가구 새빛 수원(One) 크루'에 참여한 시민들이 운동 전 몸을 풀고 있다. /수원시 제공

/이상훈·김지원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