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스프링캠프서 존재감… 1선발 기대
이숭용 감독 "연습경기 등 피칭 좋아져"


로버트 더거
지난 3일 대만에서 진행된 연습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는 로버트 더거. 2024.3.3 /SSG랜더스 제공

프로야구 인천 SSG 랜더스가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하는 가운데, 새 외국인 투수인 로버트 더거(29)가 팀의 1선발을 맡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SSG는 지난 2월 시작에 맞춰 미국 플로리다 비로비치에서 제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했으며, 2월25일부터 대만 자이로 장소를 옮겨서 2차 스프링캠프를 소화했다. 올해 스프링캠프는 6일 마무리되며, 선수단은 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지난 시즌 선발 마운드가 붕괴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SSG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더거의 발견에 고무되어 있다.

SSG는 지난 시즌 제1선발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애니 로메로가 부상으로 인해 1경기도 등판하지 못하며 결별한 바 있다. 커크 맥카티 또한 6월말 전완근 부상으로 이탈하며 '선발 야구'에 균열이 생겼다. 불펜의 힘으로 7월 중순까지 선두 싸움을 벌였지만, 과도한 불펜 투수진의 등판 속에 힘이 떨어진 리그 후반기에 SSG의 성적은 하락했다.

SSG는 올해 새로 영입한 더거가 로에니스 엘리아스, 김광현과 함께 1~3선발을 형성하길 기대한다. 더거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충분한 능력을 보여주며 기대에 부응했고, 생활 태도 측면에서도 빠른 적응력을 보여줘 구단 관계자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더거는 SSG의 제1차 스프링캠프 시작 직후인 지난 2월 초 최고 구속 151.1㎞의 직구를 뿌렸고, 슬라이더와 커브, 스위퍼,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였다. 2월 중순에 진행된 라이브 피칭에서도 149㎞의 직구를 뿌렸다.

대만으로 장소를 옮긴 2차 스프링캠프에서 진행된 연습경기에서도 더거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3일 2023시즌 대만 프로야구 우승팀인 웨이좐 드래건스와 경기에 등판해 2와3분의2이닝 동안 38구를 던지며 무실점(1피안타 1볼넷 2탈삼진)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50㎞를 찍었고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적절하게 섞어 던졌다.

더거는 구단을 통해 "몸 상태가 좋다. 여러 구종을 구사했는데 직구 움직임에 만족하고, 커브도 원하는 곳에 들어갔다"며 "시범경기에서 투구 수를 늘려가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더거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27경기(선발 13경기)에 등판해 86과3분의2이닝을 던졌다. 7패만을 기록했으며, 평균자책점 7.17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마이너리그(트리플A) 통산 성적은 15승22패 평균자책점 5.25다. 더거는 지난 시즌에 승운이 따르지 않으며 7승(10패)만을 따내는 데 그쳤지만, 리그 평균자책점(4.31)과 탈삼진(143개) 1위에 올랐다.

또한 SSG는 더거의 팀 적응력에도 좋은 점수를 줬다. 캠프에서부터 선수들과 잘 어울리고, 한국 음식도 잘 먹는다고 구단 측은 전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더거의 몸 상태와 기량은 기대 이상"이라면서 "연습경기와 라이브 피칭을 통해 좋아지는 게 보인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