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청사 앞 발인… 400여명 동료 도열
“식견 넓고 배려심 많던 친구” 영정 앞 이별

‘좌표 찍기’에 따른 민원폭주를 감당하다가 세상을 떠난 김포시 9급 공무원(3월5일자 인터넷판 보도=[단독] 인터넷카페 좌표 찍힌 김포시 공무원 숨진채 발견)의 발인식이 8일 새벽 김포시청사에서 치러졌다. 아들 영정 앞에 엎드린 어머니의 사무친 절규에 동료 공무원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숨진 A(37)씨의 운구차량은 인천의 한 종합병원을 떠나 오전 6시 20분께 김포시청사에 들어섰다. 꿈 많았을 청년 공무원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시청사에는 400여명의 동료가 도열해 있었다.
발인상이 차려지는 사이 김병수 김포시장과 김인수 김포시의회 의장 등은 유족들의 손을 어루만지며 위로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 영정 앞에 가장 먼저 다가간 어머니는 “우리 아들 어떡해”라는 말만 되뇌며 통곡했다. 어머니는 한동안 바닥에 고개를 묻고 일어나지 못했다.
뒤이어 예를 표하러 나선 한 동료는 “OO이형”이라고 목청껏 소리쳐 보는 이들을 숙연하게 했다. 고인과 가까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젊은 직원들은 영정 앞에 서서 연신 눈물을 훔쳤다.

고인이 막 임용됐을 때 함께 근무했었다는 국장급 간부는 “과거 번듯한 직장을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해봤던 친구라 신규직원답지 않게 식견도 넓고 동료에 대한 배려심이 많았다”며 안타까워했다.
현장에서 만난 또 다른 직원은 “A주무관이 이전 회사에 다닐 때 타지 근무가 많아 부모님과 함께 살기 위해 뒤늦게 공무원이 됐다고 들었다”며 “늘 성실하고 듬직해서 같이 일하고 싶은 후배였다”고 돌이켰다.
마지막까지 의연함을 잃지 않은 아버지는 아들 동료들의 배웅에 허리 숙여 감사를 표하고 버스에 올랐다. 동료들은 운구차량이 시청사를 빠져나간 뒤에도 한참 동안 제자리에서 A씨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김포시에서 도로 긴급보수 및 도로 피해보상 업무를 담당하던 A씨는 지난달 29일 밤 김포한강로에서 진행된 포트홀 보수 공사와 관련해 인터넷카페에 실명 등이 공개되고 항의 민원에 시달려왔다. 이후 지난 5일 오후 인천 서구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례절차 없이 인천의 종합병원에 안치돼 있던 A씨는 이날 동료들과 작별을 고하며 비로소 편안하게 퇴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