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4' 참관 등 스페인서 존재감 알려
바르셀로나에 용인특례시관 개설… 참여 기업 기술 개발·수출 지원 약속
이상일 시장, 컨벤션 전문기업 NEBEXT 본사 찾아 MICE산업 육성 협약
세비야와 '경제·문화·관광·교육분야' 상호 발전 우호교류 의향서 교환도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모바일·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관련해 미국의 CES, 독일의 IFA와 함께 세계 3대 박람회로 꼽히는 'MWC(Mobile World Congress) 2024' 참관차 현지시간 지난달 20~29일 열흘 간 스페인을 방문했다. 이 시장의 해외 출장은 속된말로 '빡센' 편이다. 외유성 일정을 뺀 촘촘한 스케줄을 짜 의미와 성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이번 출장에서도 이 시장은 MWC 2024 참관에 그치지 않고 여러 도시를 찾아 용인시와의 우호 교류 관계를 다지는 한편, 반도체 산업을 비롯해 문화·예술, 도시재생, 컨벤션 등 다양한 분야의 벤치마킹 사례를 직접 확인하며 '짧지만 긴' 일정을 소화했다.
■ 반도체 도시 용인, 첨단산업 시찰
이번 출장의 가장 큰 목적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현지시간 지난 달 26~29일에 열린 MWC 2024 참관이었다. '미래가 먼저다'를 주제로 열린 올해 전시회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인텔, 퀄컴 등의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외 굴지의 기업들이 참여해 AI(인공지능)·클라우드·반도체·모빌리티·헬스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기술을 선보였다.
시는 이번에 처음으로 박람회 현장에 '용인특례시관'을 개설, 관내 중소기업들의 판로 개척을 지원했다. 박람회장에 독자적 부스 공간을 마련한 국내 지방자치단체는 경상북도와 용인시 단 두 곳뿐이었다.
이곳에는 AI 기반 가상스튜디오 플랫폼을 개발한 이모션웨이브(주)를 비롯해 (주)액션테크, 팀플레이어, 엔디에스솔루션(주) 등 관내 4개 기업이 참여했다.
시는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판로개척 등을 돕기 위해 전문 무역교육을 받은 인턴을 기업으로 파견하는 '수출인턴제도'를 이번에 처음으로 적용, 단국대 소속 4명의 학생들이 현장 부스에서 일을 보조하도록 지원했다. 이는 이 시장의 대표적 공약 중 하나다.
이 시장은 "우리 시는 미국 CES에 관내 기업을 위한 독립 공간을 마련한 적은 있었지만, MWC에 지원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세계 첨단산업의 신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곳에 전용 공간을 확보해 관내 기업들을 참여시키는 건 이들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전했다.
이 시장은 현지시간 지난달 27일 박람회 현장을 방문한 뒤 이날 오후에는 관내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 기술력 개발과 수출 지원책 마련 등을 위해 시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번에 참여한 4개사는 차별화된 기술로 현지 바이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총 346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가장 높은 계약 실적을 기록한 이모션웨이브(주)는 바르셀로나 뮤직테크 허브와 MOU를 추진하는 한편,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관계자와도 공동 연구를 위한 논의를 진행키로 하는 등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 컨벤션·도시재생 스페인에 배운다
이 시장은 현지시간 지난달 21일 공식 첫 일정으로 스페인 마드리드를 찾아 호텔·레스토랑·카페 관련 700여개 기업들이 참여한 'HIP(Hospitality Innovation Planet)' 박람회 현장을 둘러봤다. 이후 현지시간 지난달 28일에는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스페인 최대 규모 컨벤션 전문기업 NEBEXT 본사를 방문해 MICE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시장은 용인에 조성 예정인 이동·남사읍 국가첨단산업단지와 원삼면 반도체클러스터 등을 언급하며 "단일 도시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가 형성될 용인에 반드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호텔과 컨벤션 시설"이라며 "기흥구 플랫폼시티에 주거·문화시설 외에도 컨벤션 시설과 호텔, 쇼핑몰 등이 들어서도록 계획 중인데 MICE 산업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진 NEBEXT에서 많은 지혜를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MICE 산업 구축은 용인이 글로벌 반도체 도시로 도약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현지시간 지난달 23일에는 도시재생의 성공적 모델을 만든 빌바오를 방문, 시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철강산업 쇠퇴로 한때 쇠락의 길을 걸었던 빌바오는 구겐하임미술관 분관 유치 이후 관광산업을 통해 활력을 되찾았다. 지역의 랜드마크 건축물이 해당 지역의 경제를 살린다는 의미의 '빌바오 효과'라는 용어까지 탄생했을 정도로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사례로 유명하다.
이 시장과 만난 아마이아 아레지 제1부시장은 "빌바오가 한때 어려움을 겪었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공공디자인 실행으로 도시재생에 성공해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며 "앞으로 빌바오와 용인이 서로 지혜를 주고 받으며 공동 발전을 도모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스마트시티화를 선도하는 대표적 도시 바르셀로나에서도 도시 리모델링을 담당하는 시 산하 경제개발기관 액티바(Activa)와 스마트시티로의 전환에 주력하는 연구기관 시립정보기술연구소(IMI) 등을 잇따라 방문하며 관련 정책과 노하우를 배웠다.
■ 우호교류는 글로벌도시 성장의 자양분
이 시장은 현지시간 지난달 21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마드리드 무역관을 방문해 국내 기업 진출 현황과 지원책 등을 파악하는 한편, 주 스페인 대한민국대사관에서 박상훈 대사를 만나 용인과 스페인 도시들간 우호 교류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다음날 이 시장은 스페인 금융·문화·관광의 중심지이자 4대 도시 중 하나인 세비야를 방문해 호세 루이스 산즈 시장과 회동, 우호 교류 의향서를 교환하며 향후 양 도시 간 경제·문화·관광·교육·환경분야의 상호 발전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시가 우호 교류를 맺은 건 호주 레드랜드, 중국 타이안, 베트남 쾅남성, 중국 도문, 아랍에미리트 아즈만, 미국 텍사스주 윌리엄슨카운티에 이어 일곱 번째다.
스페인 남서부 안달루시아 지역에 위치한 세비야는 알카사르 궁전과 세비야 대성당 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포함한 다양한 관광자원을 보유한 데다, 섬유·자동차 등 제조업을 비롯해 금융·항공우주산업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곳이다.
세비야 외에도 이 시장은 빌바오, 사라고사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용인의 발전상을 설명하며 우호 교류를 위한 협의를 이어갔다.
이 시장은 "세계 각국의 미래산업 도시와 자매우호 결연을 추진하는 건 민선 8기 공약 중 하나"라며 "용인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과 생태계를 가진 글로벌 반도체 도시로 거듭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