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가르칠때 책 읽는 습관 강조
수지 야구팀 중학교 없어 타지 유학
前 메이저리거 김병현과 사업 구상


임재철
용인 바른야구 유소년야구단 임재철 단장. 2024.3.14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1999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7차전 롯데 대 삼성 전. 국내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은 치열했던 명승부에 마침표가 찍힌 건 연장 11회였다. 1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로 출루한 뒤 끝내 결승 득점에 성공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던 주인공은 당시 롯데자이언츠 신인이었던 임재철 선수였다.

이후 여러 팀을 거치며 무려 18년간 프로선수 생활을 이어갔던 그는 은퇴 이후 용인 수지구에 정착, 바른야구 유소년야구단 단장을 맡아 꿈나무 선수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은퇴 직후엔 매니지먼트 회사에 들어갔으나, 평생 운동만 해왔던 그에게 사무실 내근 업무는 적성에 맞지 않았다.

임 단장은 "어렸을 때부터 습관이 돼 있지 않다 보니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경험을 계기로 그에겐 확고한 교육 철학이 생겼다. 어린 시기엔 운동과 학습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단장은 "프로에 진출하는 건 1%도 되지 않는데, 너무 어린 시기에 길을 정해서 운동에만 올인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고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에 전념하고 그 전까진 학습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1%의 가능성 때문에 99%가 실패 사례로 남으면 안 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아이들에게 야구를 가르칠 때도 공부하고 책 읽는 습관에 대해 강조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은퇴 이후 프로팀 코치직 제의도 있었으나, 그는 유소년 야구 쪽으로 눈을 돌렸다. 몇 평 남짓 작은 공간에서 시작해 초기 시행착오를 겪으며 차츰 노하우를 습득, 이제는 번듯한 인조잔디 공간도 마련된 곳에서 야구 유망주들을 가르치고 있다. 야구단 이름은 자신이 직접 '바른야구'로 지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바른 인성이 우선이라는 그의 가치관이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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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의 프로생활을 마치고 용인 수지구에서 7년째 유소년 야구 육성에 매진하고 있는 바른야구 유소년야구단 임재철 단장은 현재 번듯한 야구장을 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야구 유망주를 비롯해 사회인 야구인 등 많은 이들이 야구를 즐기게 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임재철 단장 제공

임 단장은 "아이들이 야구 하는 걸 보면 너무 재밌다"며 "물론 목숨 걸고 노력해야 성공에 가까워지겠지만, 우선은 아이들이 즐겁게 바르게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런 그에게도 고민은 있다. 용인 수지구에 야구팀이 있는 중학교가 단 한 곳도 없어 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이 진학에 애를 먹고 있다는 점이다. 임 단장은 "110만 인구의 대도시에 야구팀이 있는 중학교가 처인구에 한 곳뿐이고 이마저도 너무 멀어서 이곳 아이들은 다른 지역으로 유학을 가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의 꿈은 실내연습장과 체력단련장, 야외훈련장을 두루 갖춘 번듯한 야구장을 지어 아마야구 유망주를 집중 육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전 메이저리거 김병현 선수와 함께 용인에 야구장을 짓는 사업도 구상 중이다.

임 단장은 "사회인 야구와 리틀 야구 모두 가능한 야구장을 지어 야구 저변을 확대하고, 더 나아가 좋은 시설을 갖춘 곳에서 미래 유망주들을 육성하고 싶다"며 "평생 배운 게 야구니까 앞으로도 야구 발전을 위한 일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