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현마이스 조성으로 분당서 이전
다목적 잔디운동장에 올해 말 완공
주민 “야구만 위해 중심부 쉼터 파괴”
의견수렴 절차없이 일방적 추진 주장
대책위 구성·서명 운동 등 진행 ‘반대’
성남시가 수정구 양지동 소재 양지공원에 리틀야구장을 조성하려 하자 지역 주민들이 ‘누구를 위한 야구장이냐’며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양지공원은 원도심에 있는 유일한 평지공원으로 지역민들의 여가활동 등에 유용하게 활용돼 왔다. 지역민들은 특정인들을 위해 분당 정자동 백현마이스 사업부지에 있는 리틀야구장을 양지공원으로 이전해 일방적으로 조성하려 한다며 ‘원도심 무시’라는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19일 성남시·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시는 양지공원(34만9천861㎡) 다목적 잔디운동장에 8억9천여만원을 투입해 올해 말까지 리틀야구장을 조성한다는 계획 아래 조만간 용역을 발주한다.
이에 대해 지역민들은 다목적운동장은 남한산성과 연결된 양지공원의 중심부로 텐트나 돗자리를 이용한 가족단위 활동이나 아이들 소풍, 어린이날 행사 등에 사용돼 왔던 장소로 야구만을 위한 리틀야구장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특히 양지공원이 원도심(수정·중원구)에 하나밖에 없는 평지공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분당의 경우 중앙공원과 율동공원이 평지공원인데, 리틀야구장을 조성할 경우 원도심 유일의 평지공원이 사실상 사라진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이와 함께 리틀야구장을 추진하면서 주민들 의견을 듣는 절차를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분개하고 있다. 성남시는 올해 본예산에 관련 예산을 편성했고 이에 대해 주민들이 항의하자 지난달 28일 양지동 주민자치회와 새마을부녀회·청소년지도자회 등 12개 유관단체 대표들을 대상으로 처음 설명회를 가졌다.
설명회에서는 반대 의견이 대세를 이뤘고 주민들은 다음날 ‘양지공원 리틀야구장 조성 반대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대책위는 양지공원 등 곳곳에 ‘양지공원 리틀야구장 조성 결사 반대’ 등의 현수막을 내거는 한편 서명운동도 벌여 18일 현재 2천400여명이 참여한 상태다.
전인옥 대책위원장은 “설명회 때 예산을 편성하기 전에 공청회를 해서 주민들 이야기를 들어야 했지 않느냐고 했더니 ‘모두가 반대할 것을 예상해서 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반발이 심할 것을 알면서도 강행하고 있다.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분개했다.
이어 “다목적운동장이 아닌 다른 쪽에 조성하는 것까지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현 계획대로 가면 양지공원은 리틀야구장이 돼 버리기 때문에 결사 반대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뿐만 아니라 단대동, 은행2동, 학부모회 등에서도 연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지금이라도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백현마이스 사업에 따라 없어지는 관내 유일 리틀야구장을 대체하기 위해 양지공원에 조성하려는 것”이라며 “사업은 정해진 사안이며 주민 반대 의견이 나온 지 얼마 안 됐다. 일단은 주민들을 설득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