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회 이상문학상 대상에 조경란(55) 작가의 ‘일러두기’가 선정됐다고 주관사 문학사상이 25일 밝혔다. 대상작을 포함해 우수작 등 수상작 여섯 작품이 실릴 제47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다음 달께 출간될 예정이다.
이번 문학상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한국의 주요 문예지에 발표된 모든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심사됐다. 총 246편의 작품 가운데 15편이 본심에 올랐다.
본심 심사위원으로는 구효서(소설가), 권영민(문학평론가), 김종욱(문학평론가), 윤대녕(소설가), 전경린(소설가) 등이 참여했다.
대상작인 조경란 작가의 ‘일러두기’는 이혼 후 방황 끝에 대도시 변두리 동네에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복삿집을 운영하는 재서와 길 건너에서 반찬가게를 하는 미용이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며 마음을 연다는 내용의 단편소설이다.
구효서 소설가는 “‘일러두기’는 가만한 게 좋다. 독자로 하여금 걸음을 서두르지 않게 한다. 가만히 무언가에 다가서게 한다”며 “미주알고주알 구구절절이 없는 일러두기여서, 그렇게 가만한 문장의 걸음걸이로 서로에게 다가서는 우리는 어느새 물로 씻은 듯 개운해지는 재서와 미용, 너와 나가 된다”고 평했다.
조경란 작가는 “소설을 쓰면 쓸수록 인물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슬픔이 마치 인생과는 서로 화합할 수 없다는 듯 저에게 깊이 스며들 때가 있다”며 “너무나 평범해서 눈에 띄지도 않는 인물이 만들어내고 행동하는 일상의 경이로운 이야기에 대해 더 쓰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앞서 조경란 작가는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소설집 ‘불란서 안경원’, ‘나의 자줏빛 소파’, ‘일요일의 철학’, 장편 ‘식빵 굽는 시간’, ‘가족의 기원’, ‘혀’, ‘복어’ 등을 썼다. 문학동네작가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제47회 이상문학상 우수작에는 김기태 ‘팍스 아토미카’, 박민정 ‘전교생의 사랑’, 박솔뫼 ‘투 오브 어스’, 성혜령 ‘간병인’, 최미래 ‘항아리를 머리에 쓴 여인’이 선정됐다. 대상 상금은 5천만 원이며, 우수작 재수록료는 5백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