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대단지… 市등에 문제 제기
시공사 "절차상 문제 없다" 답변
올해 말 입주를 앞둔 용인의 한 아파트단지 입주예정자들이 단지 내에 설치될 미술품을 두고 성(性)을 형상화했다는 등의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26일 용인시 등에 따르면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에 들어설 1천10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최근 단지 내에 들어설 조형물과 관련해 시와 시공사 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 여성이 복숭아 3개를 겹겹이 들고 서 있는 형상이 아파트 단지에 적합하지 않고, 특히 복숭아는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떠올리게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큰 복숭아 위에 어린 아이가 앉아 있는 또 다른 조형물의 경우 변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어 특정 국가를 연상케 한다며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연면적 1만㎡ 이상의 공동주택을 지을 경우 건축주는 건축물 미술작품을 단지 내에 설치해야 하고 경기도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해당 아파트 시공사는 2022년 9월 도 건축물 미술작품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았다.
심의 과정에서도 과다한 크기의 복숭아 3개를 들고 있는 풍만한 여성의 형태는 불쾌감을 유발할 우려가 있고 과일과 여성의 몸이 같이 나오는 건 명확한 소비의 대상으로 상징화되는 부분이 있다는 등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특정 국가의 헤어스타일을 연상케 하는 조형물의 경우 보편적인 두발 형태로 개선하라는 주문이 뒤따랐으나, 당시 두 작품 모두 심의는 조건부로 통과됐다.
한 입주예정자는 "새로 짓는 현대식 건축물에 어울리지 않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어린 아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 입주자들이 많은 곳에 왜 굳이 오해를 살 수 있는 조형물을 설치하려는 것이냐"며 "즉각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들의 민원에 따라 현재 내용을 검토 중이나,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