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용인시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가 개최됐다. /대통령실 제공
지난달 25일 용인시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가 개최됐다. /대통령실 제공

용인시 내부 공직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공간인 ‘소통과 공감’ 게시판에 최근 올라온 글이 화제다.

지난달 25일 시청사에서 개최된 윤석열 대통령 주관 민생토론회를 두고 한 공직자가 기대감을 숨기지 않은 것. 익명의 한 공직자는 전국의 기초 단위 지자체 중 처음으로 열린 이번 민생토론회에 의미를 부여하며 이상일 용인시장을 향한 칭찬의 메시지를 남겼다.

글쓴이는 “시장이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해 반도체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지하철 3호선과 경강선 연장 등 철도망 확충을 요청했는데 긍정적 답변이 나왔다”며 “이름뿐인 특례시가 아닌 특별법 제정을 통해 권한을 확보하고 용인시가 실질적인 광역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용인시청에 대통령이 방문한 건 처음인데, 대통령이 직접 우리 시에 와서 민생토론회를 개최한 만큼 용인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이상일 시장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시청사 방문 다수 직원들 기대감↑

공무원노조도 “노사상생, 현실이 됐다” 평가

이 게시물에는 이후 수 십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냉소적 시선으로 지나친 의미 부여를 경계하는 의견부터 글쓴이의 의견에 동조하는 목소리에 이르기까지 공직자들의 다양한 생각들이 댓글로 표출됐다. 한 공직자는 댓글을 통해 “민생토론회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대통령의 행보는 지지하기 어렵다”고 했고, 또 다른 공직자는 “선거 앞두고 토론회 하면서 확인도 안되는 투자와 법 제정 약속을 했는데 이걸 다 믿을 일도 아니고 결과물이 나온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정치적 논란이 야기된 부분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쏟아냈다.

하지만 민생토론회가 이례적으로 시청사에서 열렸고 대통령이 이곳을 직접 방문했다는 자체로도 큰 성과라는 내용의 댓글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 공직자는 “정치적 논란이 있어 불편한 부분도 있겠지만 대통령이 시청에 와서 용인 발전을 얘기하는 게 너무 신기하고 변화의 신호 같다”고 했고, 또 다른 공직자는 “정치색을 떠나서 용인시 발전을 위해서 우리가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을 얻어내면 되고 다른 지자체가 못하는 일을 해내고 있는 건 분명 긍적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해 용인시공무원노동조합 사무실 이전 현판식에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해 용인시공무원노동조합 사무실 이전 현판식에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용인시 인트라넷 상의 ‘소통과 공감’ 게시판은 내부 공직자들만 접속 가능해 평소 표현하기 어려운 다소 직설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 또한 익명으로 운영돼 공직자들은 때론 조직 내 부당한 처사를 폭로하거나 상사에 대한 불만까지도 서슴없이 표출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성격의 게시판임에도 공직자들은 조직 내 최고 상사인 이 시장을 향해 취임 이후 꾸준히 칭찬과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다소 의아한 현상이지만, 결과로 증명한다는 이 시장의 철학이 차츰 직원들의 공감을 얻어낸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용인시 한 공직자는 “시장이 워낙 적극적으로 일을 하고 또 그만큼의 성과까지 나오니까 다른 건 몰라도 일로는 ‘깔 수가 없다’는 게 직원들의 솔직한 평가”라며 “민선 8기 들어 용인시는 분명 달라졌고 앞으로도 더 달라질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정부의 용인 남사·이동읍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발표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직원들은 ‘시장님께 성과급 드려야 한다’, ‘용인시 공직자로서 자긍심이 더욱 높아졌다’ 등의 글을 게시판에 남겼고 용인시공무원노조에서도 이례적으로 ‘이상일 시장님 큰일 하셨습니다’ 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이 시장을 추켜세웠다. 이 시장은 직원들의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당시 노조의 성명서를 출력해 지금까지도 자신의 집무실 테이블에 올려두고 있다.

지난달 28~29일 이틀 간 기흥구에 위치한 ICT밸리에서 용인시 노사 소통 워크숍이 열렸다. /용인시 제공
지난달 28~29일 이틀 간 기흥구에 위치한 ICT밸리에서 용인시 노사 소통 워크숍이 열렸다. /용인시 제공

이 시장은 취임 이후 내부 소통에 많은 공을 들여 왔다. 최근에도 노사 간 소통을 목표로 이틀 간 ICT밸리에서 워크숍을 열었다. 공무원노조는 워크숍 이후 ‘용인 르네상스,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다’라는 제목의 입장문 발표를 통해 “이 시장과는 후보 시절 정책간담회 때부터 이번 워크숍까지 총 10번 소통의 시간을 가졌고 인사 통계자료 공개, 행정안전부 잼버리 공무원 부당 동원 해결, 선거 부동의 직원 차출 금지, 선거 종사자 처우 개선, 근로자의 날 공무원 특별휴가, 직원 복지예산 증액 편성, 노조 사무실 이전 등 많은 성과가 있었다”며 “공무원노조가 시장을 칭찬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시장이 잘하고 용인에 경사스러운 일이 있다면 얼마든지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1개월 동안 10번 만나 본 이 시장은 직원들의 안전과 처우 개선이라 판단되면 바로 전화기를 들 자세가 돼 있는 사람”이라며 “용인시는 노사 상생이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직원들에게 인정받는 것만큼 영광스러운 일이 또 있겠나.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진심으로 감사한 일”이라며 “훌륭한 용인시 공직자들과 함께 용인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이들과 지혜를 모아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