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사진가 20명, 도시의 다양한 풍경 포착

독자 장르 ‘스트리트 포토그래피’ 흐름 한눈에

“한·일 다큐멘터리 사진 교류·담론의 장 될 것”

신웅재 作 눈자취. /해든뮤지움 제공
신웅재 作 눈자취. /해든뮤지움 제공

인천 강화도에 있는 해든뮤지움이 한국과 일본 사진 작가들이 참여하는 교류 전시 ‘길 위의 파롤’을 오는 6일부터 개최한다.

현대 언어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스위스 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1857~1913)는 언어를 기표와 기의가 자의적으로 결합한 기호 시스템으로 파악하고, 사회적 규칙이자 언어 구조인 ‘랑그’(langue)와 개인적이고 구체적 발화를 ‘파롤(Parole)’로 구분했다. 19세기 말 등장한 매체인 사진 또한 소쉬르의 관점으로 시각언어라 할 수 있으므로, 수많은 사진가는 사진의 랑그에 따라 각자의 파롤을 구사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 제목이자 주제 ‘길 위의 파롤’은 이러한 맥락에서 정해졌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신웅재, 주용성, 양경준을 비롯한 한국 작가 5명과 스즈키 타츠오 등 일본 작가 15명이 참여했다. 두 나라 사진 작가들은 서로 다른 도시에서 포착한 도시 풍경 사진들이 빚어 내는 파롤의 공명을 관람객들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일본 작가들은 길 위에서 숨 쉬고 움직이는 인간 군상 찰나와 우연의 병렬을 때로는 아름답게, 때로는 도발적으로 포착했다고 해든뮤지움은 설명했다. 한국 작가들은 도시를 무대로, 혹은 메타포로 삼아 세상을 향한 문제의식, 고유한 세계관과 미학을 담았다.

일본 작가들은 프랑스와 미국에서 시작된 ‘거리 사진’(Street Photography)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독자적 장르로 발전시켜 왔다. 최근 적지 않은 수의 젊은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가들도 거리 사진의 문법과 컨템포러리 사진의 경향성을 융합한 독특한 사진 미학을 구축하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신웅재 작가는 “이번 교류전이 현 시대 한국과 일본 다큐멘터리 사진의 사조와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두 나라의 사진 예술계에 이바지할 수 있는 활발한 교류와 귀중한 담론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8월4일까지다.

스즈키 타츠오 作 존재의 자리. /해든뮤지움 제공
스즈키 타츠오 作 존재의 자리. /해든뮤지움 제공

■전시 참여 작가

신웅재, 주용성, 양경준, 최요한, 셀모 킴, 스즈키 타츠오, 카와오토 신야, Kawara Chan, 오니시 타다시, 야마시타 타다시, 오카모토 켄지, 토 타카히로, Joel Pulliam, Johan Brooks, 나카무라 쿄킨, 이시다 신야, 쿠도 코헤이, 요시이케 쿄세이, 히지카타 카오리, 나가이와 사쿠라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