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거포 이경수(23·한양대4)가 LG화재에 전격 입단했다.
 LG화재는 16일 오후 이경수와 계약금 8억원, 학교지원금 4억원 등 총 12억원에 입단 계약했다고 17일 발표했다.
 LG화재는 이미 지난해 9월 이경수와 가계약을 맺었으나 12월 한양대 송만덕 감독이 현대캐피탈 감독으로 간 뒤 선수 가족이 심경 변화를 일으키는 바람에 최종 계약 합의에 애를 먹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LG화재 관계자는 “이제 선수등록이 남은 숙제가 됐다”며 “앞으로 모든 일이 어렵겠지만 협회와 다른 구단들과 만나 머리를 맞대고 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LG화재는 대한배구협회의 드래프트 규약을 어기고 자유계약을 통해 이경수를 영입함으로써 구단 도덕성에 흠집을 냄은 물론이고 다른 팀들의 경기 보이콧과 대한배구협회와의 법적 소송 등 상당한 파장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이경수의 실업 입단 방식을 드래프트로 못박았던 배구협회는 “규정을 어긴 만큼 선수등록조차 못 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조영호 협회 부회장은 “배구계 질서를 뿌리째 뒤흔드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개탄하고 “구단측이 소송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려 들겠지만 선수등록부터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삼성화재와 대한항공도 “가뜩이나 인기가 떨어진 한국배구를 끝장내려는 폭거”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경수 영입을 위해 물밑에서 LG화재와 경합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캐피탈측은 “유망한 선수를 못 뛰게 해서는 안된다”며 전혀 다른 입장을 보였다.
 배구협회는 LG화재가 이경수의 선수등록을 위해 결국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고 판례 수집에 나서는 등 다각도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