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석양… 방문객 즐길수 있는 어촌 만들고파"


빡빡한 일상 지쳐 돌파구 찾아 선택
어업·관광 연계 지역활성화 모색중
볼거리 많지만 콘텐츠 부족 아쉬워

20240409_이광용씨
인천 귀어학교 1기 수료생 대표 유성룡씨가 지난 5일 인천시 수산기술지원센터에서 도시민 기술교육과정 수료식을 가졌다. 2024.4.5 /인천시 제공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리는 일이 무얼까 고민해오다 귀어(歸漁)를 결심했죠."

올해 처음 문을 연 '인천 귀어학교' 1기 수료생 대표 유성룡(36)씨는 9일 경인일보와 인터뷰에서 "야간, 철야 근무가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새로운 돌파구를 찾던 중 귀어의 길을 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천 귀어학교는 도심에 살다가 어선·양식업 등 수산업을 위해 어촌에 정착하려는 이들을 위한 교육 기관이다. 인천시 수산기술지원센터가 운영한다. 최근 5주 과정 '제1기 도시민 기술교육 과정' 수료생 20명을 배출했다.

유씨는 20대 중반부터 쉬지 않고 일해온 직장생활에 고단함을 느껴 어촌 생활을 준비하게 됐다. 서울 출신인 그는 지난 2016년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가구공장에 입사했다. 보통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2~3시까지 물류 포장·배송 업무를 맡아 일했다. 귀농, 귀어, 귀산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도시를 떠난 삶을 상상했다. 그가 귀어를 실행하기로 마음먹기까지 인천 귀어학교 역할이 컸다.

유씨는 "귀어귀촌종합센터에서 인천 귀어학교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수강 신청을 했다"며 "수산업 전반에 대한 이론을 배우고 지역 어촌에서 그물치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경험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

유씨는 실습 교육을 받은 장소인 중구 무의도 정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은 끝났지만 당분간 매주 무의도를 찾아 어민들에게 노하우를 배우기로 했다.

유씨는 "실습 때 인연을 맺은 무의도 어촌계 주민분들이 배 타는 법, 고기 잡는 법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게 알려주셨다"며 "어민들과 만난 뒤에는 따뜻한 분들과 이웃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서둘러 어촌계 일원이 되려했다"고 했다.

유씨는 어업 활동을 하면서 어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목표다. 어업과 관광 자원을 연계해 어촌을 활성화하는 것이 현재 어민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자 과제다.

유씨는 "어촌에 오면 바다, 석양 등 아름다운 볼거리가 많지만, 사람들이 왔을 때 편하게 쉬어가거나 놀 수 있는 장소, 콘텐츠가 부족한 게 아쉽다"며 "어촌을 바다만 보고 가는 곳이 아닌 많은 사람이 즐기는 공간으로 만드는데 관심 갖고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