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너와 나’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주) 제공
영화 ‘너와 나’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주) 제공

어느 고등학생들이 마주한 사랑과 상실감, 그리고 두 감정에 얽힌 존재와 죽음의 의미를 그렸던 영화 ‘너와 나(2023)’. 평범한 줄거리와 달리, 극의 줄기는 알고 보면 4·16 세월호 참사에서 뻗어왔다. 영화는 사회적 비극을 ‘예술적인 방식’으로 추모한다.

배우 조현철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한 ‘너와 나’가 오는 17일 수원시미디어센터 시네마테크에서 스크린에 오른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음 날 상영하는 이번 영화는 관객에게 어떤 울림을 줄 수 있을까.

‘너와 나’는 두 번째 볼 때 감상이 다르게 다가오는 영화다. 무심코 장면을 지나친다면, 그저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방황하다 마침내 목적지를 찾은 두 여고생의 성장담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화 곳곳에는 사회적 참사의 단서와 조현철 감독 특유의 철학적 사유가 담겨있다.

주요 배경과 대사에는 ‘안산역’, ‘화랑유원지’, ‘수학여행’, ‘제주도’가 등장한다. 희뿌옇게 찍은 화면은 마치 두 주인공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존재라는 걸 드러내는 듯하다. 웃으며 대화하는 주인공들 뒤로 상복 입은 이들이 너무도 평범하게 오가는 장면은 눈여겨 봐야할 부분 중 하나다. 마지막에 줄곧 울려 퍼지는 “사랑해”라는 대사도 긴 여운을 남긴다. 영화는 오후 7시 상영.

영화 ‘너와 나’ 포스터. /그린나래미디어(주) 제공
영화 ‘너와 나’ 포스터. /그린나래미디어(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