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은 날카롭게, 인성은 둥글게
주장 이경민 '20골' 라커룸소통 장점
한기문 코치, 스포츠맨정신 교육 집중
"코앞 다가온 소년체전 기필코 금메달"
"오늘은 공이 날카로운데? 다시 슛 해보자."
15명의 선수가 훈련장에서 스틱을 들고 저마다 공을 요리조리 몰고 갔다. 골대 근처에 다다라 한 명이 호기롭게 슛을 날렸으나, 힘 조절을 잘못해 공이 위로 넘어가버렸다. "(공을) 낮춰야지, 낮춰야지." 다음 달 25일부터 시작되는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앞둔 상황이지만, 넉넉한 웃음과 여유가 하키 필드를 수놓았다.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나서 불과 이틀이 지났으나, 성남 성일중 하키부는 승리의 기쁨을 뒤로하고 지난 12일 성남종합운동장 하키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1학년 7명, 2학년 6명, 3학년 9명으로 구성된 팀이다.
앞서 10일 강원도 동해시 일원에서 열린 2024 전국춘계남녀하키대회 남자 중등부 결승에서 성일중은 경북 월성중을 6-3으로 꺾고 7년 만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주장 이경민은 득점왕(20골), 부주장 한성빈(이상 3학년)은 MVP, 코치 한기문은 지도자상을 받으며 성일중 하키부에 더욱 값진 기억을 남겼다.
"골을 넣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기도 했지만, 제가 득점왕을 할 수 있던 건 다 친구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팀원들이 잘 해줘서 우리 팀이 우승까지 한 거 같습니다."
하키 스틱을 한 손에 들고 달려온 주장 이경민은 '환상적인 팀워크'를 성일중 하키부만의 장점으로 꼽았다. 이경민은 "라커룸에서 동료들을 불러모아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소소한 일과는 무슨 일이 있어도 빼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장과 같이 환상의 콤비를 자랑하는 건 부주장 한성빈이다. 둘은 초등학생 때부터 붙어 다니며 나란히 하키 선수가 됐다. 한성빈은 "취미로 야구를 하던 중 하키부 모집 포스터를 받았다. 재밌을 거 같았다. 그렇게 초등학교 6학년 때 아예 하키로 진로를 정하게 됐다"고 회상하며 "중학교에 와 본격적으로 하키부 소속으로 열심히 뛰다 보니 어느새 MVP까지 된 거 같다"고 웃어 보였다.
두 선수는 다음 달 열리는 협회장기 전국남녀 하키대회와 소년체전 등을 앞두고 하키 스틱을 단단히 부여잡았다.
한성빈은 "팀원들끼리 패스 합을 잘 맞추고 팀워크도 더 높이기 위해 신경 쓰고 있다"고 했고, 이경민은 "우승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고 싶어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현재 수비들을 제치고서 하키공을 갖고 라인으로 뛰는 부분을 신경 써서 연습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성일중 하키부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한기문 코치는 팀에 대한 애정이 유독 깊다. 이곳 학생들처럼 성일중, 성일고를 졸업한 뒤 선수로 활약했다. 그는 단순한 기술 훈련 외에, 아직 학생인 선수들이 스포츠맨 정신을 지닐 수 있도록 인성 교육에도 힘쓴다.
한기문 코치는 "열정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운동만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인성이 바르고 단체 생활을 하면서도 모범이 될 수 있는 학생이 될 수 있게 교육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곧이어 성일중 하키부에게 찾아올 큰 과제는 소년체전이나, 선수들과 지도자의 시야는 더 멀리 더 넓은 곳을 향해 있다. 한기문 코치는 "당장 앞둔 소년체전에서는 기세를 몰아 금메달을 얻고자 한다"며 "학생들이 성일중 하키부에서 여러 시합을 뛰면서 좋은 기억을 안고 더 큰 선수로 성장했으면 한다"고 했다.
야구 선수 오타니 쇼헤이를 롤모델로 꼽은 한성빈은 "오타니의 마인드를 본받고 싶다. 인성도 좋고 운동도 잘하는 선수. 그런 선수로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싶다"며 웃었다. 이경민은 "팀원들에게 '항상 집중하고 파이팅 하자'고 외친다. 앞으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마지막 말을 전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