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명 모인 안산 화랑유원지

304명 희생자 위한 묵념 이어져

추모사·합창·사이렌 등 행사 진행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에서 4.16합창단과 시민합창단이 기억합창을 하고 있다. 2024.4.16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에서 4.16합창단과 시민합창단이 기억합창을 하고 있다. 2024.4.16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오히려 져간 304명의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고자 2천500명 넘게 모인 안산 화랑유원지에는 아직은 헤어짐에 대한 슬픔이 큰지 조용히 눈가를 닦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세월호 10주기 기억식이 진행된 16일 오후 안산 화랑유원지. 공식 행사가 진행되기 전부터 유가족뿐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한데 모여 무대에서 진행된 공연과 영상 등을 보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10년이 지난 만큼 이제 슬픔은 뒤로 하고 기억과 약속, 책임으로 함께 하기로 했지만 슬픔을 모두 지우기에 유가족 및 친구 등 많은 이들에게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그래도 사전 행사 무대의 공연에는 박수로 화답하는 등 슬픔을 잊으려 노력의 모습도 컸다.

먼저 간 친구가 보고 싶어 왔다는 김모(28)씨는 “잊지 않으려 시간을 내 참석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줘 친구가 외롭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 3시부터는 해양수산부, 4·16재단,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안산시가 주최·주관한 세월호 10주기 기억식이 304명의 희생자 이름을 호명하면서 시작됐다.

묵념으로 희생자들을 기렸고 개식선언과 함께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김동연 경기도지사, 이민근 안산시장, 김광준 4·16재단 이사장,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24.4.16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24.4.16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진실은 감추려는 자들 침몰하게 할 뿐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며 “안전을 더욱 강화해 재해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주 역할의 이민근 시장도 “모두의 가슴 속에서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우리 학생들과 선생님 등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시가 직접 생명 존엄의 가치를 나누고, 더 안전하고 화합된 공동체를 향한 새로운 길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민근 안산시장이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24.4.16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이민근 안산시장이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24.4.16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기억편지 낭독은 살아 있으면 단원고 학생들과 동갑내기인 1997년생의 김지애씨가 맡았다. 이어 세월호 10년 간의 발자취 영상이 나오자 유가족들의 눈시울은 다시 붉어졌다.

세월호 10주기 기억식은 추모시 낭송, 추모공연, 기억 합창 공연과 추도 사이렌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유가족 등 많은 이들이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