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사 받고 현장 좌천
A·B씨 핵심보직 발탁
A씨 여직원 폭행으로 벌금 전력도
직원들. 블라인드 등에서 비판 목소리
회사, “유능한 자원 다시 끌어올린 것”
“대장동팀이 돌아왔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지난 15일 실시한 인사에서 ‘대장동 개발 비리의혹 사건’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 직원들을 주요 보직에 발탁하자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자조 섞인 반발이다.
특히 A씨의 경우는 부하 여직원에 대한 욕설과 폭행으로 벌금형을 받기까지 했는데 주요 보직과 더불어 백현마이스 사업을 감시·감독하기 위해 ‘성남마이스AMC’ 핵심 자리에도 내정됐다는 말이 돌면서 반발이 거세다.
17일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성남도개공)등에 따르면 A씨는 이른바 ‘대장동 일당’ 중 한 명과 같은 회사에 근무하다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공모를 5개월 앞둔 2014년 9월 이례적인 전문직 채용을 통해 입사했고, 이른바 ‘유동규 별동대’라고 불린 전략사업실에 배치돼 실장(3급)으로 일했다.
A씨는 ‘대장동 사건’이 불거지면서 여러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고 2021년에는 부하 여직원에게 욕설과 폭행을 한 혐의로 약식기소돼 벌금 50만원형을 받고 직위가 강등돼 현장 부서로 좌천됐다. 이런 A씨는 이번 인사를 통해 본사 핵심부서 실장으로 발탁됐다.
이와 함께 성남도개공이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의 공정하고 투명한 추진 및 관리·감독을 강화한다며 시비로 주식 50%+1주를 매입할 예정인 성남마이스AMC에 A씨를 파견 근무시킬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백현마이스는 사업비 6조2천억원 규모로 대장동 개발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며, 성남마이스AMC는 대장동의 ‘화천대유’와 같은 자산관리회사다.
B씨의 경우도 A씨처럼 대장동 사건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고 현장 부서로 좌천됐다가 이번에 핵심 부서의 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내부에서 ‘대장동팀이 돌아왔다’는 반발이 나오는 배경이다.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고 신상진 시장에게 투서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도개공은 ‘핫라인’이라는 내부망을 운영하고 있지만 직원들은 비밀이 지켜지지 않는다며 다른 통로를 이용해 내부 고발을 하고 있다.
한 직원은 “대장동 사건에 대한 재판이 끝나지 않았고, 대장동 사건으로 씌어진 오명에서 벗어난 상태도 아닌데 핵심 보직을 부여했다. 지연에 따른 인사라는 말도 나온다. 거기다가 성남마이스AMC까지 담당하도록 한다고 하니 외부에서 어떻게 보겠냐”고 개탄했다.
이와 관련 성남도개공 인사권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박민우 사장에게 연락했지만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 기획본부장이 “개발사업본부에 있는 직원들은 대장동 일을 안 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대장동으로 따지면 개발사업본부에 있는 직원들은 아무 일도 하면 안 된다. 시샘하는 직원들이 말을 퍼트리고 다니는 것”이라며 “두 사람 모두 검찰 수사에서 피고인도 아니고 시간도 지났다. 유능한 자원이어서 다시 끌어올린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