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은 왕실도자기가 감싸

광주시청사와 광주시의회청사는 특별한 공간과 외관을 자랑한다. 이들 청사 주변의 공원과 산책로를 걷다보면 그동안 몰랐던 특별한 공간과 마주하게 된다.
시청사와 시의회청사에는 광주의 최대 자랑거리인 '남한산성'과 왕실도자기 '달항아리' 형태의 건축 구조물을 비롯해 도자기 가마터 등 역사와 문화가 숨겨져 있다.
시청사는 기존의 딱딱한 행정기관 이미지가 아닌 공원과 가마터 등 각종 문화시설이 결합된 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 약 2천㎡ 면적에 지하 1층~지상 10층으로 건립된 시청사는 도자기의 부드러운 곡선미를 보여준다. 1층에서 3층으로 이어지는 언덕길은 남한산성 성곽과 도자기 형태의 구조물 등이 조성돼 지역의 역사와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이곳의 3개 층 건물은 자연적으로 생성된 경사진 땅과 만나면서 자연과 건축물이 하나가 된 풍경을 제공한다.
시청사는 사계절의 다양한 풍경을 담아낸 도시의 열린 공간으로, 또 다른 운치를 보여준다. 2층 민원실 건물은 남한산성의 성곽을 표현했고, 10층 오른쪽 외벽에 철 구조물로 돌출된 사각의 작품은 사금파리(사기그릇의 깨어진 작은 조각)로 청사 내 가마터에서 발견된 도자기의 조각들을 형상화했다.
시청사 2층과 시의회청사 현관에는 2008년부터 시작된 광주백자공모전 수상작품인 백자항아리, 백자필통, 백자대호, 철화백자, 청화백자, 달항아리 등의 도자기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지상 4층 규모의 시의회청사는 조선시대 왕실도자기의 본고장임을 알리는 달항아리를 감싼 형태로 건립됐다. 달항아리 내부는 본회의장으로 사용된다.
또한 시청사 주변에는 2개의 가마터가 보존돼 있다. 송정동 백자 도요지(5·6호)로 1649~1659년 조선 중기 요업활동이 활발히 벌어졌던 곳으로 관요백자를 제작했던 가마터다. 2004~2006년 발굴조사를 통해 가마 유구를 확인했고 발, 접시, 잔, 향로뚜껑 등 유물 7천898점이 출토됐다.
시청사를 설계한 (주)정림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 유종욱 건축가는 "시청사 건물은 가마터를 품은 대지 내 언덕을 옥외데크를 거쳐 건물 내부까지 깊숙이 끌어들여 문화적인 포디엄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시의회청사 내부의 경우 본회의장을 커다란 달항아리로 형상화해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아이덴티티를 부여했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