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치고 맛있는 간식… 친구와 뛰어놀며 '웃음꽃'
부모와 마주앉아 환경 이야기 나누고 '진지한 고민'
내친김에 입상 욕심도… "'읽·걷·쓰'에 공감"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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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와 가천문화재단, 인천시교육청이 주최한 '제22회 푸른인천글쓰기대회'가 열린 지난 27일 인천시 인천대공원 야외광장에서 참가자들이 나무 그늘 아래에서 글을 쓰고 있다. 2024.4.27 /취재팀

올해 22회를 맞은 푸른인천글쓰기대회가 지난 27일 인천대공원에서 맑고 파란 하늘과 짙푸른 녹음 속에서 펼쳐졌다.

경인일보와 가천문화재단이 주최하는 푸른인천글쓰기대회는 인천지역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이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환경보호의 마음을 원고지에 풀어내는 축제의 장이다. 올해에는 인천시교육청이 공동 주최 기관으로 참여했다.

올해 글쓰기대회도 글솜씨를 뽐내기 위해 인천시내 곳곳에서 학생과 학부모 등의 발길이 이어졌다. 참가 가족들은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거나 텐트를 치고 직접 챙겨온 간식을 나눠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부모님과 어떤 글을 쓸지 이야기 나누는 아이들의 표정이 자못 진지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가족과 함께 둘레길을 걷거나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원고지를 받아든 김재우(인천청라초5)군은 유치원을 함께 다닌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또박또박 한 글자씩 원고지의 빈 네모 칸을 채워갔다. "처음에는 친구들이랑 놀 생각만 했는데 글을 쓰다 보니 예전에 학교에서 환경에 대해 배운 내용이 떠올랐어요." 김군은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몸뿐 아니라 바다에 사는 생물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는 내용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예인(인천경연초5)양은 지난해 '일회용품'을 주제로 산문을 써 장려상을 받은 뒤 자신감이 생겨 올해 대회에도 참가했다고 한다. 차양은 "자동차나 공장 매연 탓에 공기가 나빠지는 게 싫어 '대기오염'을 글쓰기 주제로 골랐다"며 해맑게 웃었다.

아이와 부모가 마주 앉아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지속가능한 소비'를 주제로 글을 써 내려가던 이다은(42·미추홀구)씨는 "부모가 먼저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또 글쓰기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아질 것 같아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며 "함께 나들이를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고 아이도 배워가는 것이 많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인천대공원 문화마당 인근에서 자녀 못지않게 글쓰기에 몰두해 있던 이설희(40·서구)씨는 "지인 소개로 글쓰기대회를 알게 돼 가족과 인천대공원을 찾았다"며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고 했다. 엄마 옆에 붙어 글쓰기를 하던 김라원(인천아람초2)양은 "바다가 있는 인천의 환경을 생각해서 '미세플라스틱'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고 했다.

친누나와 함께 대회에 참가한 조하율(인천금마초3)군은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누나와 함께 글쓰기를 하고 있다"며 "나는 '미세플라스틱', 누나는 '물 부족'을 주제로 정했다. 둘 다 꼭 상을 탔으면 좋겠다"고 했다.

평소 유치원 학부모 모임에서 '읽(기)·걷(기)·쓰(기)'를 실천하다가 딸과 함께 왔다는 참가자도 있었다. 인천시교육청의 대표 정책인 읽·걷·쓰는 읽기를 통해 지식을 쌓고, 걷기를 통해 건강을 기르며, 쓰기를 통해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김수진(39·계양구)씨는 유치원에서 엄마들끼리 그림책을 읽으며 자녀 정서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모임을 통해 푸른인천글쓰기대회를 알게 됐다는 그는 "평소 읽기뿐 아니라 직접 글을 쓰고 경험해야 한다는 '읽·걷·쓰' 슬로건에 공감한다"며 "인천대공원이란 자연 속에서 환경에 대해 생각하고, 글을 쓰고, 가족과 나들이 겸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정말 좋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취재팀

※ 취재팀 = 김희연(인천본사 사회부), 조경욱(〃 정치부), 정선아 기자(〃 사회부), 조재현 차장(〃 사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