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탄상수원 보호구역 공식 해제


규제 완화 vs 보호 40년넘는 갈등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변수로
수조원 수질관리 국비확보 길 열려
市, 부서간 협의·정밀분석 진행도

송탄 상수원 보호구역 전경
지난 17일 해제가 공식화된 용인시 남사읍과 평택시 진위면 일대의 송탄상수원 보호구역. 2024.4.17 /평택시 제공

용인시 남사읍과 평택시 진위면 일대의 송탄상수원 보호구역 해제가 지난 17일 공식화(4월18일자 2면 보도)됐다. 하지만 아직도 평택지역에선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송탄상수원 보호구역은 1979년 3월 지정됐다. 평택시 진위면 봉남·동천·은산·마산리와 용인시 남사읍 일대 3.859㎢(평택 2.287㎢, 용인 1.572㎢)가 대상이다.

그동안 용인시는 '규제 완화'를, 평택시는 '취수원 보호'를 각각 주장하면서 생긴 양측의 갈등은 40년 넘게 이어져왔다. 특히 평택에선 '취수원 보호구역 해제'가 금기어가 될 정도로 분위기가 냉랭했다.

그러나 보호구역 상류지역인 용인시 남사·이동읍 일원에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728만㎡) 조성 및 150개 규모 협력업체 입주가 계획되면서 상황은 복잡하게 돌아갔다.

산단 예정부지 728만㎡의 19%인 140만㎡가 규제지역 내에 포함되면서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의 키를 쥐고 있던 평택시에 모든 시선이 집중됐고 '현행 유지'와 '축소', '해제' 등이 도마에 올랐다. 이에 시는 전문가 및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 법령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현행 유지'의 경우 시와 상관없이 국가산단이 진행될 수 있음을 파악했다.

국가산단의 방류수가 하천 하류지역인 평택으로 유입돼도 정부 지원은 받을 수 없다. 보호구역을 축소하고 용인지역(하천 상류)만 해제할 경우도 시 입장에선 달갑지 않았다. 용인지역 산단 및 배후단지 개발로 방류수가 하류지역으로 유입되고 보호구역이 해제와 존치되는 주민 간 형평성 문제, 상류 지자체(용인 등)의 수질개선 의지 저하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상수원 보호구역이 해제되면 하류부의 평택호를 중점관리 저수지로 지정·요구할 수 있다. 강제규정이 없는 평택호 수질관리지역협의회 대신 환경부 등 정부의 직접 관리가 가능하다. 특히 물환경보전법에 의해 국가 차원의 수질관리가 돼 평택호의 수질을 현 농업용수 4등급에서 수변휴양 3등급으로 낮출 수 있고 5~7년간 수조원의 수질관리 정부 예산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시는 오랜시간 모든 가능성을 놓고 관계부서간 협의, 시민의견 수렴, 이에 따른 정밀분석 등 고심을 거듭한 끝에 강력한 수질 관리, 용수 확보 등을 위해 '해제'를 결정했다. 정장선 시장은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가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수없이 고민했다"며 "이 같은 어려운 결정이 평택의 미래성장에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평택시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평택시민환경연대는 이와관련 '진위천과 평택호 수질보전 구체방안없는 협약 거부', '평택 고덕 삼성 5공장 완공 후 용인반도체 국가산단 추진' 등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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