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괴롭혀 미래세대에 큰 빚… 신재생에너지 늘려야"


태양광발전소로 시민들 수익 창출
학생도 기후변화 등 교육기반 마련
더 많은 공공부지에 설치토록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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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햇빛발전협동조합 정세일 이사장은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며 "더 많은 공공부지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4.30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우리가 잘 살려고 지구를 많이 괴롭히면서 아이들에게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해요. 지금부터라도 그 빚을 갚아 나가야죠."

인천햇빛발전협동조합 정세일(70) 이사장은 미래 세대를 위해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를 지금부터라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이 활동하고 있는 인천햇빛발전협동조합은 2013년 설립됐다. 현재 협동조합에 소속된 시민 531명은 인천시내 공공부지에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해 수익을 창출하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햇빛발전협동조합은 인천지역 280가구가 1년간 사용하는 전력소비량(789㎾)을 생산했다.

생산된 전기는 한국전력공사에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고, 전기 수익금 일부는 조합원들에게 배당금으로 나눈다. 또 학생들에게 '햇빛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6일 인천햇빛발전협동조합은 인천 석정초등학교에서 햇빛발전소 준공식을 가졌다. 앞서 2022년에는 만수여자중학교 운동장 스탠드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했다.

정 이사장은 학교에 태양광발전소가 있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에게 기후변화와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교육의 기반이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석정초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했더니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태양광 관찰 동아리를 꾸려 매일 전기생산량과 날씨를 확인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직접 눈으로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에너지의 중요성도 느끼고 태양광 에너지 이외의 다른 신재생 에너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천시교육청은 인천햇빛발전협동조합과 업무협약을 맺고 학교 유휴공간에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돕고, 에너지전환 실천교육에 앞장서기로 약속했다.

정 이사장은 햇빛발전소를 늘리기 위해선 부지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에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로선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한다고 해서 공공기관에 돌아오는 이점이 크지 않아 부지 제공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공공기관 평가 항목에 태양광발전소가 있으면 가점을 주는 등 에너지 전환을 위해 노력하는 공공기관에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갈수록 전기, 가스 등 필수 에너지가 비싸질 것"이라며 "환경보호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신재생 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이어 인천은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기에 많은 이점을 가진 도시라고 덧붙였다. 그는 "바다와 인접해 풍력발전에 유리할뿐더러 햇빛도 잘 드는 인천은 자연의 선물을 받은 도시"라며 "인천이 이 장점을 잘 이용해 신재생 에너지 발전을 선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